“삐빅삐빅” 자정 넘은 음주단속에 20분에 1대씩 면허정지·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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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6일 0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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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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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보고 ‘후’ 한 번 불어주세요.”

6일 오전 0시가 되자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교통경찰들은 경인고속도로 입구 교차로에서 음주단속에 나섰다. 경찰들은 택시와 버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 창문 안으로 30㎝가량되는 기계를 들이밀었다.

경찰이 쓰는 기계는 ‘비접촉 감지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지난해부터 사용하고 있다. 경찰은 비접촉 감지기를 운전자 얼굴 15cm 앞에 갖다 대는데, 기존 방식이 익숙한 운전자들은 경찰을 향해 ‘입바람’을 불기도 했다.

평소 비접촉 감지기에는 파란불과 빨간불이 번갈아 들어오지만 만일 차량 내부에서 알코올이 감지되면 빨간불만 계속되면서 “삐빅삐빅”하는 요란한 소리가 난다.

이날에는 단속 20분만에 “삐빅삐빅”하는 소리가 울렸고, 경찰은 해당 차량 운전자를 내리게 한 뒤 갓길에 세워둔 경찰차로 데려갔다. 경찰차 안에는 접촉식호흡측정기(구형 음주측정기)와 정밀하게 알코올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음주측정기가 있었다.

“더 세게 불어야 한다”, “일부러 안 나오게 한 건 아니다” 등 경찰과 운전자 간 실랑이 끝에 음주측정이 완료됐고, 음주측정기에는 0.096이라는 숫자가 찍혔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미만이면 훈방조치, 0.03~0.08% 사이는 면허정지, 0.08% 이상은 면허취소가 된다. 이 운전자는 “기계가 잘못됐을 수도 있다”며 채혈 측정을 요구했다.

오전 1시께에도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가 나타났고 앞선 경우와 같이 경찰은 3번의 기회를 부여했다. 이 운전자는 숨을 짧게 부는 등 측정을 거부하다가 마지막 기회인 3번째에서 음주측정을 마쳤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4%였다.

약 15분 뒤에도 혈중알코올농도가 0.08%인 운전자가 단속에 걸렸다. 이 운전자도 면허취소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채혈 방식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겠다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이번 주부터 시행된 가운데 경찰은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각종 술자리가 늘어나면서 자칫 음주운전도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은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3개월간 ‘음주운전 집중단속’을 추진한다. 이번 음주단속은 유흥가와 식당가 등 지역별 음주운전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으로 진행한다. 단속 시간과 장소는 수시로 변경할 예정이다. 술자리 시간이 늘어날 것이 예상돼 심야시간대 단속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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