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vs 고발사주… 여야 후보 모두 ‘리스크’ 떠안은 초유의 대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
124일간의 대권 레이스 시작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집권 여당과 제1야당 후보가 5일 확정되면서 두 후보 모두 ‘의혹 리스크’를 떠안고 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검찰이 수사 중인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 중인 고발 사주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윤 후보는 이날 “대장동과 고발 사주 의혹 둘 다 특검을 하자”는 승부수를 던졌다. 두 후보 모두 상대적으로 취약한 2030세대와 중도층 지지율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건 경쟁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도 124일간 펼쳐질 대선 레이스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 공격수인 동시에 수비수 된 與野 후보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대장동 특혜 의혹에 대해 이 후보의 관여 여부를 끈질기게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원내에서도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대여 투쟁 수위를 높여가기로 했다. 야권 관계자는 “정권 교체를 원하는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결집시키기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 실패한 부동산 정책 등 각종 정책 대안을 내놓으며 수권 정당으로서의 능력도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 후보가 방어해야 할 사안도 만만치 않다. 고발 사주 의혹뿐만 아니라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도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관련된 의혹 수사에 대해 “1년 6개월 넘게 (수사를) 했는데 정치 공작이나 불법적인 선거 개입을 계속하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각종 의혹에 둘러싸인 윤 후보에 대한 공세는 당이 도맡고, 이 후보는 네거티브를 최대한 자제하는 전략을 펼쳐가기로 했다. 여권 관계자는 “정권 교체를 원하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점진적으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꾀하는 ‘투 트랙 전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생 개혁을 위한 생산적이고 열띤 경쟁을 펼치면 좋겠다”고 썼다.

하지만 이 후보가 ‘대장동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투 트랙 전략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민주당의 고민이다. 이 후보 일부 측근들은 대장동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 모두 선제적으로 특검을 제안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막상 윤 후보가 먼저 동시 특검을 언급하고 나서면서 당황한 눈치다. 윤 후보는 이날 MBN 인터뷰에서 “여권에서 (특검) 두 개를 세트로 가겠다고 하면 얼마든지 가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선 기간 이재명 캠프에 몸담았던 한 의원은 “특단의 대책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도 여러 대응책을 두고 고민 중일 것”이라고 했다.

○ 비호감도 높은 李·尹, 젊은층 표심 두고 경쟁

두 후보 모두 그간 여론조사에서 ‘비호감도’가 높게 나타나고 도덕성 관련 이미지에서 취약점을 드러낸 만큼 2030세대와 중도층의 마음을 잡기 위한 공약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 후보의 실행력과 추진력, 그리고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다 보면 중도층과 청년층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에 있는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젊은 세대 지지를 이끌고, 윤 후보 역시 합리적이고 공정한 이미지를 부각시켜 중도층 지지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도 주요 변수다. 윤 후보가 범야권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범여권인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등 4자 구도로 시작한 대선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이날 윤 후보는 “큰 틀에서 야권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만 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국회의원 경험이 없고 대선에 뛰어들기 전까지 정치권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둬온 만큼 집권 이후 국회와의 관계 설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대장동#고발사주#리스크#대선#대권 레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