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6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 문항을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세부적인 문구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여론조사 문항 확정을 시도할 계획이다. 다음 달 3일부터 이틀간 여론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최종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와 함께 당원 투표 50%를 합산해 다음 달 5일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당원 투표는 다음 달 1일부터 4일까지 모바일과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이날 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두 주자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경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문항에 따라 경선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홍 의원은 대선 주자 4명 중 누가 경쟁력이 높은지 한 번에 묻는 ‘4지선다형’을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맞설 국민의힘 후보 중 어느 후보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지 질문한 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총장, 홍준표 의원(가나다순)’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홍 의원은 “당원 투표가 1인 1표라면 여론조사도 1인 1회 응답이 상식이 아니냐”며 “본선 경쟁력을 다투는 상식적인 선거 룰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언주 전 의원도 2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양자 가상대결 방식으로) 경선을 한 선례가 없어서 계량화할 수 있는 지표가 없다”며 “통상적, 보편적 방식(4시선다형)으로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 전 총장 측은 ‘양자 가상대결’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일대일 가상대결을 질문한 뒤 원 전 지사, 유 전 의원, 윤 전 총장, 홍 의원(가나다순)의 이름을 각각 넣어 4차례 질문하는 형태다.
윤 전 총장 측은 홍 의원이 주장하는 4지선다형으로 묻는 방식은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막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두 주자의 유불리가 명확한 탓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의원 입장에서는 양자 가상대결 방식을 채택하면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4명 주자 간 변별력이 사실상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4지선다형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격차를 벌려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원 투표에서 뒤지더라도 여론조사에서 격차를 늘리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윤 전 총장 측은 당원 투표에서 격차를 벌리고 여론조사에서 격차를 줄이는 방식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안팎에선 두 주자가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선관위가 최종 결정을 내릴 경우 후폭풍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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