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反정부 인사 석방요구 10개국 대사 추방”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입력 2021-10-25 03:00수정 2021-10-25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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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떠나야”
美獨 등 ‘외교 기피인물’ 지정 지시
2003년부터 19년째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이 수감 중인 반(反)정부 인사 오스만 카왈라(64)를 풀어주라고 촉구한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0개국 대사를 사실상 추방하라고 지시했다. 10개 나라 대사는 앞서 18일 카왈라의 석방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성명 직후 터키 외교부가 이들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는데 에르도안이 직접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가능한 한 빨리 10개국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 기피 인물)’로 지정할 것을 외교장관에게 지시했다”며 “그들은 터키를 이해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겠다면 터키를 떠나야 한다”고 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된 외교관은 추방되거나 외교관 신분을 박탈당할 수 있다.

기업인이자 환경운동가인 카왈라는 2013년 에르도안 정권이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게지 공원을 재개발하려 하자 반대 시위를 주도했다. 당시 경찰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자 이에 반발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검찰은 카왈라를 체포한 뒤 종신형을 구형했는데 법원이 지난해 2월 무죄를 선고하고 그를 석방했다. 하지만 석방 직후 당국은 2016년에 발생한 쿠데타에 연루된 혐의가 있다며 그를 다시 체포했다.

알자지라는 터키가 10개국 대사를 추방하면 에르도안 집권 후 서방과 가장 깊은 균열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고 10개국 중 7개 나라도 나토에 속해 있다. 30, 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이 사안이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에르도안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G20 회의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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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에르도안#반정부 인사#외교 기피인물#터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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