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대변인 ‘미군기서 그네 타는 탈레반’ 동영상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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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 외교관’ 별명… 트위터 게재
“제국의 비행기를 장난감 만들었다”
“외교관으로 부적절 행동” 비판

자오리젠 트위터 캡처
자오리젠 트위터 캡처
“제국의 무덤과 그들의 전쟁 기계. 탈레반은 그들의 비행기를 그네와 장난감으로 만들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 같은 영어 설명과 함께 미군이 아프간에 남기고 간 비행기로 4명의 남성이 그네를 타는 듯한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싸움닭 외교관’으로 불리는 자오 대변인은 과거에도 미국을 비아냥거리거나 비판하는 내용의 트윗을 종종 올린 적이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중국 국민들 사이에서 ‘트위터 전사(戰士)’라는 닉네임을 얻었고 인터넷엔 그의 어록이 돌아다닐 정도로 인기도 높다. 지난해 2월 외교부 대변인으로 임명된 그의 트위터 팔로어 수가 최근 100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정부 공식 입장을 전하는 외교부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이 9일 자신의 트위터에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비행기 날개에 줄을 매달고 그네를 타는 동영상을 올렸다. 자오리젠 트위터 캡처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이 9일 자신의 트위터에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비행기 날개에 줄을 매달고 그네를 타는 동영상을 올렸다. 자오리젠 트위터 캡처
9일 자오 대변인은 트위터에 49초 분량의 동영상 하나를 올렸다. 영상에서는 탈레반 조직원으로 보이는 4명의 남성이 비행기 날개 끝에 줄을 매달아 그네를 만든 뒤 한 명이 그네를 타고 다른 한 명이 힘껏 밀어주고 있다. 이들은 큰 소리로 웃거나 환호성을 지르면서 그네 타기를 계속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 영상이 촬영된 시기나 장소 등에 대해서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게시글에서 아프간을 가리킬 때 자주 쓰는 ‘제국의 무덤’이라는 표현을 썼다. 또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들을 두고는 ‘탈레반’이라고 했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군하면서 남기고 간 비행기이고 여기서 탈레반 조직원들이 그네를 타고 있다며 미국을 조롱한 것이다.

자오 대변인은 지난해 3월 “미군이 우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가져왔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미국 기원설’을 주장하는 글을 트위터에 영어와 중국어로 각각 올리기도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탈레반 그네#싸움닭 외교관#자오리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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