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비번 좀 알려줘” 중장년층 겨냥하는 사기문자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5일 13시 03분


코멘트
#. 50대인 A씨는 모르는 전화번호로 “엄마, 내 폰이 고장나서 수리를 맡겼어 ㅠㅠ”라는 문자를 받았다. A씨는 사기범을 딸이라고 인식해 카톡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어 A씨는 “환불 받을 것이 있는데 휴대폰 고장으로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기범의 말에 속아 신분증 사진과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전달했다. 또 환불 받는 사이트라는 사기범의 말에 속아 원격 조종앱도 설치했다. 결국 사기범은 A씨 명의로 수천만원의 대출을 실행했고, 대출금을 A씨의 계좌에서 대포통장 계좌로 이체했다.

최근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메신저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부분 사기범들은 자녀로 오해하게 만드는 말투와 이모티콘을 활용해 자금을 편취한다.

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장년층을 겨냥한 메신저 피싱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84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6.4% 감소했다. 검찰 등 기관사칭형의 피해액은 같은 기간 81.1% 감소했다. 대출빙자형도 70.4% 줄었다. 하지만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165.4% 폭증했다.

가족·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피싱은 93.9%가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의 신분증 및 금융거래정보를 탈취해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편취한다. 사기범은 주로 자녀를 사칭해 “핸드폰 액정이 깨졌다”는 문자메시지를 무차별적으로 발송한다.

사기범은 주로 가족 등 지인을 사칭하며 카카오톡 친구로 추가하도록 한 뒤 신분증(촬영본) 및 계좌번호·비밀번호 등을 요구한다. 또 악성앱을 설치하도록 해 피해자 휴대폰으로 전송되는 인증번호 및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탈취한다. 사기범은 탈취한 정보를 이용해 피해자 명의로 대포폰 개통, 계좌개설, 자금이체, 비대면 대출 등을 진행한다.

딸 또는 아들이라며 신분증·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한다면 메신저피싱일 가능성이 높다. 문자로 회신하기 전에 반드시 전화통화로 자녀가 보낸 메시지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어떠한 경우에도 신분증 계좌번호·비밀번호 등을 제공해서는 안된다. 절대로 URL(원격조종앱)을 터치하지 말아야 한다.

메신저피싱으로 신분증 및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하고 악성앱을 설치했다면 금융회사에 피해신고를 하고 지급정지 조치를 요청해야 한다. 또 휴대전화 초기화하거나 악성앱을 삭제해야 한다. 개인정보 노출사실도 등록해야 한다. 금감원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접속하고 개인정보 노출사실을 등록해 신규계좌 개설, 신용카드 발급 등을 제한한다.

이외에 금융결제원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접속해 본인명의로 개설된 예금·대출 계좌 상세내역을 확인하거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명의도용방지서비스’에 접속해 명의도용된 휴대전화 개설 여부를 조회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메신저피싱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년층에 대한 맞춤형 홍보를 실시하겠다”며 “금융회사로 하여금 고객과의 소통채널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예방 및 대처요령 등을 집중 안내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