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테러, 흔들리는 바이든 리더십에 직격탄…정치적 타격 불가피

뉴스1 입력 2021-08-27 10:08수정 2021-08-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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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이 또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년 만에 아프간 철군 결정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에 아프간 점령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이 사상자까지 발생하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 철군 결정을 두고 ‘신중한 결정을 내릴 능력이 없다는 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철군 결정 전 미국인과 아프간 조력자를 먼저 안전한 곳에 이동시키지 않고 갑작스러운 철군 결정으로 혼란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영국 등 동맹 美 철수 연장 주장 속 지지율 휘청한데 자살폭탄 테러로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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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미국의 동맹인 영국과 독일 등이 철군 결정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음은 물론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까지 철군 시한 연장을 촉구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31일 철수 완료라는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IS 호라산‘이 카불 공항 인근서 두 차례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해, 미군 13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20년간 미군이 아프간에 주둔하면서 입은 피해 중 하루에 발생한 것으로 미국내 여론 악화는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앞서 CNBC뉴스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여론 조사(오차 범위 3.1%)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대응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25%에 그쳤다.

CNBC는 “아프간에서 전해지는 광란의(frenzied) 철수 모습은 미국의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바이든의 약속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념을 흔든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스펙트럼을 떠나 모든 미국인들이 카불 공항에서 대피하려는 사람들의 절망적인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가뜩이나 철수 과정에서 빚어지는 혼란 상황에 테러로 인한 자국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재가 발생한 것이다.

◇공화당 일각서 사퇴론까지 주장 vs 민주당, 테러로 아프간 철수 중요성 입증

특히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에 이런 악재는 공화당에 공격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군이 카불 공항 보호와 관련 탈레반에 의존하고 있다는 일부 민주당 의원의 의구심 속에서 공화당으로부터 거센 공격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로버트 메넨데즈 미 상원위원장은 탈레반이 ’IS 호라산‘의 카불 공항 접근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탈레반에게 미국인의 안전을 맡길 수 없다”고 했다.

미 상원 마샤 블랙번 공화당 의원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 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오늘는 정치를 위한 날이 아니다”고 블랙번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도 블랙번 의원의 요구와 관련 국가 위기 상황에서 단결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일단 바이든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 존 페터먼 펜실베니아주 부지사는 “오늘의 비극적인 사건은 20년간 전쟁을 종식하고 아프간에서 미군 유혈사태를 종식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프간 철군은 미국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외교정책이라고 비판한 점에 대해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과 싸우는 것을 거부했다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정부로부터 나쁜 철수 합의를 이어 받았다고 선언하는 등 방어 논리를 펴기도 했다.

◇바이든, IS에 보복 천명했지만 구체적 공격 방안 등 언급 없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예정에 없던 백악관 기자회견을 하고 자살폭탄 테러와 관련 응징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미군의 철수 계획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잊지 않을 것이며 당신들을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선택한 장소와 우리가 선택한 순간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며 “IS 테러리스트들은 결코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은 2020년 2월 이후 아프간에서 발생한 첫 테러에 보복할 준비가 됐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범인들을 찾는데 힘쓸 것이고 그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철수 계획은 계속될 것”이라며 오는 31일까지 철군하겠다는 기존 계획은 변화하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어떤 종류의 군사적 대응이 진행 중인지, 공항에 있는 미군이 공항을 확보하면서 반격한 능력이 있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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