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의 비극과 ‘안심소득’[기고/이성규]

이성규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입력 2021-08-25 03:00수정 2021-08-25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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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근 사회취약계층의 잇따른 사망으로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8일 서울 노원구에서는 집 대신 낡은 승용차에서 먹고 자던 남성이 1, 2개월 걸리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격 인정을 기다리다 지병으로 사망했다. 강서 중랑 도봉 은평구에서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비극적인 죽음이 연이어 발생했다. 빈곤과 장애 관련 활동가들은 소리 없이 숨져간 분들의 넋을 위로하는 합동장례위원회를 구성해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복지 확대를 통한 체감도 높은 사회보장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 경기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그 충격은 소득 하위 계층에 집중되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득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 공장,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의 발전은 저숙련 노동자들이 주로 담당했던 단순노동 일자리들을 대체하고, 기존 복지제도의 사각지대도 더욱 넓히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현 복지제도가 미처 보호하지 못해 발생한 빈곤 가구의 연이은 사망 사건은 소득 양극화와 복지 사각지대 문제에 대해 강한 경종을 울리며, 새로운 복지시스템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임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나라 기초생활보장제도는 1999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립을 시작으로 국민의 최저생계를 보장하는 제도로 발전해왔다. 사회취약계층 사망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개선하고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들이 쏟아지는데 이제는 땜질식 개선 대신 급변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복지를 고민하고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한 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선거 당시 공약으로 ‘안심소득’을 발표했다. 경제학 거두인 밀턴 프리드먼의 ‘자본주의와 자유’에서 빈곤 완화 방안으로 소개한 ‘음의 소득세’를 보완한 정책이다. 일정 소득 미만 가구에 기준 소득 부족분의 일정 비율만큼을 지원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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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소득은 기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과 같은 까다로운 조건을 적용하지 않고 소득과 재산 기준으로 사업 참여자를 선정한다. 기존 복지제도에서 소외된 사각지대 저소득 계층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또 최저생계 유지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명칭으로 흩어져 있는 여러 복지 급여의 한계를 뛰어넘어 취약계층을 두텁게 보호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의 지원을 할 수 있다. 누구든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안전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심소득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금액을 지원하는 제도보다 소득 재분배와 양극화 완화 효과가 크다. 저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을 감안할 때 소득 지원의 경기 진작 효과가 더 우수할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더 이상은 생활고 등으로 비극적 선택을 하는 이가 없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며 새로운 복지시스템을 모색하는 것이 이 나라 전체를 위해 필요하다. 서울시가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안심소득이 사업 참여 범위, 지원 규모 등을 촘촘하게 설계해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는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이성규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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