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서 잇달아 확진…日국민 절반 “올림픽 즐길 기분 아냐”

도쿄=박형준 특파원 , 이은택 기자 입력 2021-07-18 19:51수정 2021-07-1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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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도쿄올림픽 개막을 6일 앞둔 17일 일본 도쿄 하루미지역에 위치한 올림픽 선수촌이 통제되고 있다. © News1
일본 공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도에서는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나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감염 확산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 주오구 선수촌 내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수촌에 입촌 한 선수들 중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감염된 선수의 국적, 성별, 나이 등은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조직위는 전날 선수촌에서 지내는 올림픽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13일 문을 연 선수촌에서 모두 3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선수촌 감염자 3명은 모두 같은 나라, 같은 종목 선수이거나 관계자”라고 전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도 17일 일본 나라타공항에서 받은 진단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와 호텔에 격리됐다. 조직위가 감염자를 집계해 발표한 1일 이후 18일까지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모두 55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1일 이전에 일본에 도착해 훈련 중인 외국 선수들의 감염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참가 선수와 관계자들이 입국하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이른바 ‘버블(거품) 방역’을 실시해 올림픽발 감염 확산을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규모 선수단은 다른 일반 승객들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고, 입국 수속을 위해 이동할 때도 일반인들과 동선이 겹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회 주최 측이 사실상 통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항공편을 통한 감염”이라며 기내 감염이 도쿄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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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관계자로 2~5월 일본에 입국한 미국, 영국 국적자 4명은 최근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13일 체포됐다. 이들은 밤 늦게 도쿄 시내의 바를 돌며 술을 마시는 등 올림픽 관련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대표팀 중 남자 역도 선수는 16일 훈련지인 오사카에서 종적을 감췄다. 그는 “우간다 생활이 힘들다. 우간다로 돌아가지 않겠다. 일본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메모를 남겼다. 아사히신문은 “해외 선수단의 일본 방문이 피크를 맞아 수백 명 규모의 입국이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규정 위반이 잇따르고 있다. 버블 방역이 위험한 상태”라고 18일 보도했다.

도쿄도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7일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는 1410명으로 1월 21일(1471명)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많다. 도쿄도 확진자는 17일까지 나흘 연속 1000명을 넘었다. 호주ABC 방송은 “올림픽 개회를 5일 앞둔 도쿄가 곤경에 빠진 모양새”라며 “지금 같은 수준으로 간다면 폐회식(8월 8일)이 열릴 땐 도쿄 확진자가 하루에 24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48%가 ‘즐길 기분이 아니다’, 17%는 ‘원래 기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 개최’에 대해 ‘가능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19%에 불과했고, 65%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14일 스가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관중 입장을 허용해달라”고 제안했다. 15일엔 “올림픽 참가자들이 일본 거주민들에게 코로나19를 퍼뜨릴 위험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바흐 위원장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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