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전문가, ‘침묵의 살인자’ 폭염에 대한 인식 부족 경고

  • 뉴시스
  • 입력 2021년 7월 8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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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빨라져 점점 자주 큰 폭으로 최고기온 기록 깨져
탄소 배출 저감 노력 동시에 폭염 적응 및 회복에 투자해야

최근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 지역을 강타한 폭염에 비추볼 때 올해 6월이 북미 역사상 가장 더웠던 6월이였다는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라고 영국 BBC가 7일 보도했다. BBC는 그러나 비가 많이 내리고 구름이 잔뜩 껴 흐린 날이 많았음에도 유럽 역시 올해 6월은 역사상 2번째로 더운 한 달이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 6월은 4번째로 더운 6월이었다.

기후 전문가들은 전 세계 위성, 항공기, 기상관측소 등의 측정치에 대한 컴퓨터 분석으로 산출해낸 유럽연합(EU)의 지구 관측 프로그램 코페르니쿠스의 세계 기온은 극단적 기온의 무서운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기상청의 피터 스토트는 “우리는 매년 세계 어딘가에서 이상 고온이 기록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기상학자들이 충격을 받는 것은 폭염이 늘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최고 기온이 점점 더 큰 폭으로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북미 지역의 폭염은 이전 최고 기온을 5도나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 1∼6월 시베리아 지역의 폭염은 이 지역의 종전 최고 기온을 5도 이상 웃돌았다. 영국 기상청은 지난해 시베리아 지역의 폭염은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결론지었었다. 올해 북미 지역의 폭염 역시 같은 결론이 내려질 것이 확실하다.

스토트는 기온 상승이 놀랄 정도로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대학 환경변화연구소의 프리데리케 오토 교수도 “과학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온난화 속도가 계속 빨라지면서 최고 기온 기록은 더 자주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토는 “그럼에도 불구, 세계는 폭염의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처참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광범위한 재산 피해를 초래하는 폭풍이나 홍수와 달리 폭염은 파괴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폭염은 “침묵의 살인자”로 여겨진다고 그녀는 말했다.

“폭염의 희생자는 대부분 거리가 아니라 에어컨이 없는 집 안에서 조용히 숨진다. 폭염 사망자에 대한 정확한 집계도 몇개월 후에나 이뤄진다”고 오토 교수는 말했다.

그녀는 “앞으로 더 극심한 폭염을 더 빈번하게 보게 될 것”이라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더 높은 기온에도 견뎌내게 적응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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