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아니면 어때… ‘집콕 체육수업’으로 운동효과 톡톡

이소정 기자 입력 2021-05-13 03:00수정 2021-05-13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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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산중 온라인 ‘챌린지 체육수업’
원격수업으로 청소년 활동량 줄자 체육교사들이 온라인 콘텐츠 개발
다양한 챌린지 수업 유튜브로 공유… 휴지를 위로 던져 손뼉치고 받기
손 사용하지 않고 반바지 입기 등 정해진 시간에 미션 도전하는 방식
“오늘은 ‘휴지 챌린지’를 할 거야. 집에 두루마리 휴지 있지? 그거 한 장 뜯어봐.”

이번 학기 초 서울 강동구 한산중 박연재 체육교사는 2학년 1반의 온라인 체육 수업 중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은 저글링을 하듯 한쪽 팔을 위로 쭉 뻗어 휴지 한 칸을 한쪽 손으로만 번갈아 던지는 ‘휴지 챌린지’를 했다. 나풀거리며 떨어지는 휴지를 잡으려면 재빨리 움직이며 팔을 뻗어야 했다. 줌(Zoom)을 통해 아이들을 지켜보던 박 교사가 “빨리 성공하는 사람은 일찍 나가게 해줄게”라고 말하자 연습 열기는 더 불타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원격수업을 하는 청소년들의 활동량 저하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한산중은 이런 상황 속에서 다양한 원격수업 콘텐츠 개발로 학생들의 체력을 지키려 노력 중이다.

○활동 반경 좁아도 운동 효과는 유지

서울 강동구 한산중 2학년 1반 학생들이 10일 리듬에 맞춰 손박수를 치는 ‘손바닥 챌린지’를 하고 있다. 박연재 체육교사는 올해 1월 전국 6명의 체육교사들과 함께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온라인 체육 콘텐츠를 개발해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지난해 코로나19로 개학이 늦어지면서 5월에야 학생들과 만난 박 교사는 충격에 빠졌다. 겨울방학 이후 4개월 동안 ‘집콕’한 아이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게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격렬한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던 아이들이 체육 수업 시작 5∼10분 만에 힘겨워했다. 박 교사는 “보통 40분 수업하면 아이들이 마지막 2, 3분 정도에야 지치곤 했다”며 “그런데 지난해에는 수업 시작과 동시에 숨을 헐떡이며 더 움직이질 않았다”고 말했다. 체육교사 생활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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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박 교사는 온라인상에서도 아이들이 쉽게 체육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국어, 수학 등 교과 수업은 참고할 만한 인터넷 강의가 있었지만 체육 수업은 원격수업을 위한 활동을 아예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체육은 운동장, 강당과 같은 특정한 장소에서 넓은 활동 반경을 가진 운동 위주로 수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는 활동 반경이 작고 도구 없이도 할 수 있는 운동을 고민했다. 모니터 앞에서 학생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기 위함이었다. 이런 노력 끝에 등장한 것이 ‘챌린지 체육 수업’이었다. 챌린지 운동은 일종의 도전 활동으로 정해진 시간 안에 기록을 세우는 방식의 활동이다. 예를 들어 윗몸일으키기와 같은 동작을 1분 안에 몇 개를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 신기록 도전을 하는 식이다. 두루마리 휴지 한 장을 공중에 던진 후 앞뒤로 손뼉치고 휴지를 받는 ‘휴지 챌린지’나 손을 사용하지 않고 반바지를 입으며 유연성을 기르는 ‘반바지 챌린지’ 같은 수업으로 아이들의 흥미와 건강을 모두 챙겼다.

○전국 ‘7인의 체육교사’가 만든 온라인 콘텐츠

지난해 12월 박 교사는 체육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뜻을 같이한 전국 각지의 체육교사들과 함께 ‘챌린지 수업’을 개발했다. 함께 참여한 6인의 체육교사는 장영은(서울 한성여중), 최은경(서울 휘경초), 전지환(경기 청심국제중), 김준수(인천 수정비전학교), 이현진(강원 강일여고), 강은일(부산 부산과학고) 교사. 이들은 온라인 회의를 통해 수업 계획을 세우고 올해 1월 수업 영상을 촬영했다.

이렇게 만든 영상을 박 교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인더스쿨’ 페이지에 업로드했다. 전국 체육교사들이 보고 활용할 수 있는 공유 수업인 셈이다. 이런 챌린지들은 난도를 높여가며 진행된다. 대표적인 것이 공 대신 양말을 던져 종이컵으로 양말을 받아내는 ‘양말 농구 챌린지’다. 1단계는 무릎 위, 2단계에선 어깨, 3단계는 머리 위로 종이컵의 위치를 옮겨 양말을 받아낸다. 종이컵이 위로 올라갈수록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지기 때문에 공간지각능력도 발달하게 된다.

지난해 한산중에서 학생 1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아이들이 한 챌린지를 성공하기 위해 수업시간 외에 신체활동을 한 시간은 평균 50분이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김소윤 학생(14)은 “원래 집에만 있으면 운동을 잘 안 하게 되는데 온라인으로 챌린지를 하니까 재미도 있고 몸을 움직이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신체 발달을 위해 집에서도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더스쿨 채널에 있는 ‘움직이기 싫을 때 누워서 하는 눕방 챌린지’.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손가락 챌린지’ 등은 층간소음 없이 즐길 수 있다”며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함께 운동을 하며 꾸준히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챌린지 체육 수업#집콕#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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