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담배 속 니코틴 함량 낮추는 방안 검토…멘솔 담배도 금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0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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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한 편의점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2021.1.28/뉴스1 © News1
대전 서구 한 편의점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2021.1.28/뉴스1 © News1
미국 정부가 시중에서 팔리는 모든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중독이 되지 않는 수준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멘솔 담배를 금지해달라는 시민들의 청원에 이달 29일까지 관련 정책을 추진할지 여부를 답변해야 한다. FDA는 멘솔 담배를 금지하거나 모든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줄이는 방안, 또는 둘 다를 모두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을 중독적이지 않거나 최소한도의 수준으로 낮춰서 흡연자들이 궁극적으로 담배를 끊거나 니코틴검, 사탕, 전자담배 등 덜 해로운 대체 상품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니코틴은 그 자체로 암이나 심장병 등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담배의 중독성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DA와 국립보건원(NIE)의 후원으로 진행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담배에서 니코틴을 거의 제거할 경우 흡연자가 담배를 끊을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멘솔 담배 금지 방안은 청소년 등 젊은 사람들이 멘솔 담배로 흡연을 시작하는 것을 겨냥한 조치다. 멘솔 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더 끊기가 어렵고 건강에도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48만 명에 이른다.

담배회사들은 FDA의 방안이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하고 경제 전반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말보로 담배를 생산하는 알트리아그룹은 “FDA의 조치는 과학이나 증거에 기초해야 하고, 암시장의 확대나 일자리 충격 등 정책이 초래하는 결과도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알트리아그룹의 주가는 이날 크게 하락했다.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줄이고 멘솔 담배를 규제하는 방안들은 FDA가 오래 전부터 구상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도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이 추진했지만 그가 2019년 물러난 뒤로 보류돼 왔다. 뉴질랜드도 지난주 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을 크게 줄이고 법적인 흡연 가능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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