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국내 위탁생산, 모더나 백신에 ‘무게’…이유는?

뉴시스 입력 2021-04-16 14:42수정 2021-04-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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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 문제 불거진 AZ·얀센, 국내 위탁 생산 어려워
해외 미승인 노바백스, 이미 2000만명분 확보
정부 "국내 위탁 생산, 러시아 백신 아니다" 밝혀
국내 제약사가 8월부터 위탁 생산할 코로나19 백신은 미국 모더나 백신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백신의 국내 추가 위탁 생산이 현실화되면 부족 현상이 얼마나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가 지난 15일 “국내 제약사가 해외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국내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힌 후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국 모더나 백신과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중 하나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미국의 얀센 백신은 ‘혈전’(피떡)이 생기는 부작용이 나타나 현재로선 국내 위탁 생산을 고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Z의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미 국내 위탁 생산 계약을 맺고 생산을 하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지난 2월 2000만명분을 확보한 상태로, 국내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하면 이중계약을 하게 된다. 이 백신은 아직 해외에서 승인도 받지 않았다.

AZ, 얀센, 노바백스를 제외하면 남는 것은 모더나와 스푸트니크V 백신이다. 신생 기업인 모더나는 아직 생산 공장이 많지 않아 생산 기지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지난 2월 초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코로나19 예방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임상 3상 결과가 실려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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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정부는 오는 8월부터 국내에서 위탁 생산될 코로나19 백신이 스푸트니크V 백신이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어제 당국이 발표한 내용은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과 관계된 사항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정부가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AZ와 얀센처럼 접종 후 혈전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AZ, 얀센 백신과 마찬가지로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인 아데노 바이러스 항원을 전달체로 이용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AZ와 얀센 백신으로 혈전 문제가 대두된 상황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까지 도입하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러시아 백신 도입을 검토는 해야겠지만, 아데노 바이러스 항원을 전달체로 이용해 혈전 문제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며 “스푸트니크V 백신은 아데노 바이러스를 2개(26번, 5번) 사용해 혈전이 생길 위험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혈전 문제가 나타난 얀센 백신도 아데노 바이러스 26번이 사용된다.

러시아 당국은 ‘현재까지 접종 후 혈전 형성과 같은 부작용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임상 시험은 소규모로 진행돼 실제 접종 후 임상시험 단계에서 발견되지 않은 부작용이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러시아 백신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도 정부로선 국내 도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러시아 백신은 혈전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지만, 국민의 신뢰도가 낮아 거부감이 크다는 게 문제”라면서 “국민 정서를 고려하면 정부가 도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서 추가 위탁 생산되면 국내 백신 수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겠지만, 백신을 빠른 시간 내 최대한 많이 확보해 가능한 많은 인구에게 접종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기존보다 전파력이 더 센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확률은 높아지고 현재 개발된 백신의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세계 각국이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3분기 백신 부족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모든 가능한 대안을 검토해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러시아 백신도 대규모 접종 후 나타나는 부작용이 얼마나 있는지 검증되면 도입 여부를 조속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정부는 미국이 백신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가능한 모든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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