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또 총기 난사…콜로라도 식료품점서 10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3일 1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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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발생한 미국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콜로라도주의 한 식료품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진압 경찰관 1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사망했다. 용의자는 부상을 입고 현장에서 붙잡혔으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희생자의 신원이나 용의자의 범행 동기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22일 미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경(현지 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북서쪽으로 40여km 떨어진 볼더라는 도시의 식료품점 ‘킹 수퍼스’에 총기를 든 괴한이 침입해, 내부에 있던 손님과 직원들을 향해 총알 수십 발을 발사했다.

이 총격으로 마트에 있던 손님 등 9명이 목숨을 잃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1명도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희생된 경찰관은 에릭 탈리 씨(51)로 신고를 받고 가장 처음 출동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나머지 9명의 사망자의 신원을 최대한 빨리 밝혀서 유족에게 통보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용의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장에서 찍힌 동영상에는 상의를 벗은 백인이 다리에 피를 흘리며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과 걸어가고 있는 장면이 담겼지만, 그가 용의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총이 AR-15 소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지역 언론 등에 나온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현장 분위기는 상당히 급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들과 함께 장을 보러 왔다는 새라 문쉐도우 씨는 계산대에 있는데 갑자기 총소리가 들려서 몸을 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4번째 총소리가 났을 때 아들에게 도망가자고 했다. 그 때 우리 쪽으로 총성 두 방이 들렸다”면서 “마트 밖으로 나갔을 때 도로에 사람 한 명이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었다. 그는 죽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라이언 보로우스키 씨(37)는 역시 계산대에 있었는데 큰 소리가 들리기에 “직원이 뭔가를 떨어뜨리는 소리였기를 바랐다”고 했다. 그는 “총성을 8발 가량 들은 것 같다”며 “모두가 겁에 질린 채 뛰어 도망쳤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과 직원들이 앞사람 등에 손을 올리면서 줄을 지어 마트를 빠져 나왔다고도 전했다.

사건 직후 현장 동영상을 찍어 공개한 딘 쉴러 씨는 그가 10여 발의 총성을 들었으며 주차장과 슈퍼마켓 안에서 모두 3명의 부상자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동영상에는 경찰이 확성기를 통해 “건물은 포위됐다. 항복하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식료품점은 콜로라도대학이 가까이 있어서 학생들의 출입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계속 진행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슬픔의 시간에 콜로라도 주민에게 기도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날 사건이 벌어진 덴버시 일원은 이전에도 대규모 총기난사가 두 번이나 발생한 적이 있다. 1999년 4월에는 볼더 시 남쪽에 있는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두 학생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12명의 학생과 1명의 교사를 숨지게 하고 자신들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2년 7월에는 25살이었던 제임스 홈스가 덴버 인근 오로라 지역의 한 극장에서 영화 배트맨 시리즈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고 있던 관객에게 총을 쏴 12명이 숨지고 70명이 부상을 입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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