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이어 산업보국… 김상하 삼양 명예회장 별세

황태호 기자 입력 2021-01-21 03:00수정 2021-01-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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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화학-바이오로 사업 확장
“기술개발-인재육성에 힘써야”
오늘날 삼양그룹 성장 이끈 주역… 최장수 대한상의 회장으로 활동
평생 산업보국을 위해 힘써온 ‘재계의 덕장’ 김상하 삼양그룹 명예회장(사진)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삼양그룹 창업주 수당(秀堂) 김연수 선생의 7남 6녀 중 5남으로 1926년 태어난 고인은 친형인 김상홍 명예회장에 이어 삼양그룹을 성장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1949년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삼양사에 입사해 말단부터 배워 올라갔다. 1952년 제당 사업 진출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기술과 인력을 확보했다. 이듬해 귀국 후 울산 제당공장 등에서 직원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현장 관리를 도맡았다.

1975년부터 삼양사 사장을 맡으며 전분, 전분당 사업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1996년 회장 취임을 전후해 패키징, 의약바이오 사업 등 성장동력 확보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삼양그룹은 “고인은 1990년대 국내 화학섬유업계가 신·증설에 매진할 때 반대로 화학섬유 사업 확대 중단을 선언하는 등 남다른 혜안을 자랑했다”며 “훗날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많은 이들이 그의 안목에 감탄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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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산업보국의 신념을 토대로 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2015년 회고록 ‘묵묵히 걸어온 길’에서 고인은 “사업이란 제조업을 통해 산업보국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려면 기술개발과 인재 육성에 힘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 영속성이 위험해지고 국가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이것은 아버지가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이었으며 나의 신조이기도 하다”고 했다.

고인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을 묵묵히 실천했다. 1988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해 12년 동안 재임했다. 상의 역사상 ‘최장수 회장’이다. 외환위기 때 거의 매일 상의로 출근하며 한국 경제가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게 힘을 보탰다. 아울러 대한농구협회장, 제2의 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한일경제협회장 등 100여 개 단체의 회장직을 맡았다. 고인은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 국민훈장 무궁화장 등을 받았다.

고인의 호는 남고(南皐). ‘따뜻한 남쪽 언덕’과 같은 삶을 추구했던 고인은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을 추진하던 임원에게 “환경이 일시적으로 나빠졌다고 직원들을 함부로 내보낼 수 없다”며 감원 계획을 백지화하는 등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경영자였다.

유족으로는 아내 박상례 여사와 아들 원(삼양사 부회장), 정 씨(삼양패키징 부회장)가 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고인의 조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2일 오전 8시 20분. 02-3010-2000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김상하#삼양#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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