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우려에도 전문가는 “공매도 재개 적절”…무슨 이유?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1-12 16:59수정 2021-01-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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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을 달리던 코스피가 이틀째 하락 마감했다. 마침 한시적으로 금지됐던 공매도(空賣渡)가 3월 16일부터 재개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이번 하락의 원인이 ‘공매도 재개’에 대한 불안감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사서 되갚는 매매 방식이다. 과열된 종목의 가격을 조정하고 거래가 없는 종목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순기능이 있다. 다만 공매도 비중이 높을 경우 주가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1차 유행하던 지난 3월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해 6개월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의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공매도 전면 금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에 이어 세 번째였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오는 3월 15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결국 코스피는 11월 종가 기준으로 2018년 1월 29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2598.19)를 뚫고 2600선에 올라섰다. 또 코로나19 백신 개발, 메모리 반도체 업황 기대감, 원화 강세 등 상황에 ‘산타랠리’까지 겹치면서 이달 3200선까지 날아갔다. 이 과정에서 개인 자금도 대거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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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1년간 이어진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11일 내놨다. 그러자 공매도 금지 조치를 재차 연장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인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매도를 영원히 금지해달라는 청원 글을 올렸다.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일부 금융 전문가 사이에선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속적인 상승장에선 공매도를 재개해 ‘버블’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 발견, 버블 억제…공매도의 순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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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꼽는 공매도의 대표적인 순기능은 ‘가격 발견’과 ‘버블 해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는 주가버블을 완화하는 순기능을 갖고 있고, 현 증시는 과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를 유지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되기 어렵다. 가능하다면 3월 이전이라도 해제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역시 “공매도는 가격 발견, 버블 해소라는 순기능이 있어 차입공매도는 허용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라며“대형주 위주로 공매도를 단계적으로 재개하거나 공매도의 한도를 부여하는 등 시장의 충격을 적게 주고 가격 급락과 불공정 거래 개연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이뤄는 것이 증시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 연장을 고민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부위원장)도 순기능을 부정하진 않는다. 그는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공매도와 같은 리스크 헷지(Hedge·대비책) 수단이 없는 시장은 기피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금융사들도 공매도가 없으면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이나 전략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런 경쟁력이 하락해서 오히려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공매도를 재개하면 주가가 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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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이번 상승장을 이끌었다며 공매도를 재개하면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 권익보호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금융위가 시장조성자 등 공매도를 둘러싼 각종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공매도를 재개하면 공매도 폐지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 연구위원은 “주가 상승기에는 공매도를 재개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황 연구위원은 앞선 두 차례의 공매도 금지를 언급하며 “두 번 다 해제할 때 시장에 사실 거의 영향이 없었다. 상승장에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형 우량주에 공매도가 집중될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예상해 볼 수가 있다”고 말했다. 상승자에선 우량주에 공매도가 집중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지수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는 것이다. 지수가 폭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예상이기도 하다.

다만 황 연구위원은 “일부 몇 개의 종목에 대해서 공매도가 집중되는 그런 현상은 충분히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일부 아시아 국가뿐이라고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일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유럽 6개국은 지난해 5월 조치를 종료했다. 또 미국과 영국, 일본 등 국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이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하지 않았다.

무차입공매도, 처벌 수위, 기울어진 운동장…문제점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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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가 문제로 떠오르는 것은 사실 순기능을 무색하게 만드는 악용 사례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악용 사례는 ‘무차입공매도’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은 주식을 빌린 후 공매도를 하는 ‘차입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반대로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주문을 내는 ‘무차입공매도’는 불법이다. 향후 체결을 이행하지 않을 때 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처벌수위도 논란 대상이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4년간 외국계 기관이 국내에서 불법공매도를 하다 적발된 규모는 171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부과된 과태료는 5.2% 수준인 89억원에 불과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도 보완해야할 부분 중 하나다. 국내에서 공매도는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정보 접근성이 낮고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보다 기관과 외국인들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위는 공매도 금지 기간을 추가 연장하지 않는 대신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투자자 접근성 확대 등 개선 방안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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