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김용민, 민변 맞아?…문재앙 부를 수 있어야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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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8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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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동아일보DB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동아일보DB
‘조국 똘마니’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근거를 들자,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김 의원의 논리를 반박했다.

금 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표현의 자유, 궤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선출직 공직자, 고위 관료는 국민들의 비판에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 조롱이나 비아냥도 마찬가지”라며 “물론 소송을 내는 것은 위법이 아니고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에게 소송으로 대응하는 정치인을 진보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그는 김 의원이 “진중권은 매우 강력한 스피커를 가진 분”이라고 한 데 대해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가 잘 안 간다”면서도 “표현의 자유, 비판할 자유를 위축시키기 위해 가장 자주 등장하는 무기가 ‘본보기 소송’이다.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 한 명을 겨냥해 소송에 시달리게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입을 닫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이어 “(김 의원이) ‘사과하면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정확히 이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영향력있는 사람이 소송을 당해서 사과한다면 ‘보통 국민’들이 어떻게 고위 공직자를 비판하거나 조롱할 수 있나. 이걸 ‘칠링 이펙트’라고 한다. 이명박 정권 때 수도 없이 쓰던 용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말은 참 덧붙이지 않을 수가 없는데 진중권이 ‘보통 국민’이 아니라는 말은 진짜 웃겼다. 그럼 특별 국민이라는 건가. 변호사가 쓰는 용어가 참”이라고 비꼬았다.

금 전 의원은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건전한 비판이라고 보기 어려운 조롱과 비아냥”이라며 소송을 옹호한 데 대해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쥐박이’라고 부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닭근혜’라고 불러도 소송 걱정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싶다. 문 대통령을 ‘문재앙’이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잘 모르는 모양인데 그게 민주주의 국가”라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사진=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사진=뉴스1


또 “참고로 ‘건전한’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정권은 없다”며 “심지어 유신 때도 마찬가지였다. 건전한지 안 한지를 자기들이 결정해서 문제”라고 꼬집었다.

민사소송이라 괜찮다는 주장에 대해선 “민변 출신 변호사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주장인데, 다 떠나서 재벌이 노조 탄압할 때 손해배상 청구하는 거 잊어버렸느냐. 그것도 민사소송이라서 괜찮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민사소송 당하면 변호사 선임하든지 직접 답변서 써야하고 재판도 받아야 한다. 그게 부담돼서 다들 입을 닫게 된다. 이게 바로 칠링 이펙트”라고 재차 맞받아쳤다.

앞서 진 전 교수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6일) 민사소송도 하나 들어왔다. 원고가 민주당의 김용민 의원”이라며 “소장을 읽어 보니 황당했다. 이분 나한테 ‘조국 똘마니’ 소리 들은 게 분하고 원통해서 지금 의정활동을 못하고 계신단다. 그 대목에서 뿜었다”고 밝혔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진 전 교수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검찰을 비판한 내용의 기사를 링크하고 “이제라도 김 의원이 이 반민주적 폭거에 사과를 하면 소취하를 허락할지 진지하게 고려해보겠다”고 되레 지적했다.

이에 김용민 의원은 “사과할 기회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회를 차 주신다”며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 무기가 되어버린 말의 대가를 잘 치르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 같은 설전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김 의원에 힘을 보탰다. 이재정 의원은 금 전 의원을 향해 “소신있는 정치인의 느낌이 점점 사라지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엇이 그를 이리 조급하게 만드는가”라고 했고, 김남국 의원은 “금 전 의원의 판단이 많이 아쉽다”고 전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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