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권사 “文 ‘펀드 매니저’ 데뷔, 버블 조장” 뉴딜펀드 부작용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7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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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0.9.3 © News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0.9.3 © News1
“문재인 대통령은 펀드 매니저들의 경쟁자다. (일반 펀드매니저가) 세수로 손실을 충당해주는 ‘펀드 매니저’와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나.”

홍콩계 증권사인 CLSA가 7일 ‘문재인 대통령이 펀드 매니저로 데뷔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뉴딜펀드’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뉴딜 펀드가 도덕적 해이와 구축효과(정부 지출로 오히려 민간투자가 위축되는 것)를 일으킨다는 게 CLSA의 주장이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총 20조 원 규모로 정책형 뉴딜펀드를 조성하면서 정부가 10%까지 후순위로 출자해 손실을 보전해주겠다고 밝혔다. CLSA는 이에 대해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 시중 유동성을 생산적 산업(주식 시장)으로 옮겨 부동산 가격을 누르고 국민들에게 투자 이익을 제공해 표를 얻으려고 한다”며 “이 구조가 도덕적 해이와 구축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증시에 거품이 낄 부작용도 우려했다. 한국거래소는 뉴딜산업을 뒷받침할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종목 40개를 선정해 ‘K-뉴딜지수’를 발표했다. CLSA는 이에 대해 “이미 과열된 증시 일부 종목에 정부가 기름을 들이 붓는 직접적 개입에 경악했다(appalled)”며 “뉴딜펀드에 포함되지 않은 모든 기업들은 패자(loser)가 될 것이다. 결국 정부는 큰 거품을 일으키고 우리는 거품이 어떻게 끝나는지 알고 있다”고 경고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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