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캄보디아 ‘킬링필드’ 교도소장 에아브 사망

뉴시스 입력 2020-09-02 19:47수정 2020-09-0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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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포디아판 아우슈비츠 '투올 슬렝' 교도소장
1만4000명 중 14명만 생존…아이들도 처형
캄보디아 정권의 대규모 자국민 학살 사건인 ‘크메르 루주’의 주역 카잉 구엑 에아브(일명 ‘도이크’)가 2일(현지시간) 77세로 사망했다.

급진 공산주의 정권인 크메르 루주는 1975~1979년 캄보디아 인구 4분의 1에 해당하는 170만명을 광범위하게 살해했다. 이 학살은 당시 처형당한 사람들을 한꺼번에 묻었던 집단 매장지를 일컫는 ‘킬링필드’란 말로도 알려져있다.

프랑스24, BBC 등에 따르면 크메르 루주 정권의 비밀 교도소 투올 슬렝 교도소장으로 악명 높았던 에아브는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S-21’으로 불린 투올 슬렝 교도소는 캄포디아판 아우슈비츠로 불릴 만한 끔찍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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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올 슬렝의 수장으로서 그는 감옥에 끌려온 수많은 남자, 여자, 어린아이에 대한 고문과 처형을 지휘했다.

크메르 루주 정권은 지식인을 색출하겠다면서 안경을 착용하거나 외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표적으로 삼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투올 슬렝으로 보내진 사람 대부분이 숨졌다.

그가 소장으로 있던 시절 투올 슬렝 교도소에 들어갔던 1만4000명 중 단 14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죄수 대부분이 저지르지 않은 범죄를 강제로 자백해야 했다. 희생자들은 때때로 자신의 무덤을 직접 파야 했다.

그는 유엔이 지원하는 캄보디아 국제전범재판소(ECCC)에서 2014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재판에서 그는 자신의 범행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가족이 해를 입을까봐 두려워 그런 일을 했다고 진술했다.

2009년 법정에서는 “적어도 1만2380명의 생명을 앗아간 데 대해 전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며칠 뒤 무죄판결과 석방을 요청해 여론의 공분을 샀다.

전직 교사였던 그는 세부 사항까지 통제하려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임명한 정신과 전문의는 그가 “통제 지향적이며 상사에게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있다. 강박적인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 에 따르면 그는 재판 도중 경솔하고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 판사가 그에게 법정에서 웃는 건 적절한 행동이 아니라고 주의를 줄 정도였다.

그는 자신을 “악(evil)”으로 묘사했으며, 17명 어린 아이들 명단에 “다 죽여”라고 낙서하기도 했다.

투올 슬렝 감옥은 프놈펜에 박물관으로 남아 크메르 루주 정권의 잔혹성을 상징하고 있다.

2015년 누온 체아 전 공산당 부서기장과 키우 삼판 전 국가주석도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에아브를 포함해 ECCC에 기소된 전범 5명 중 현재 생존한 건 삼판 전 주석뿐이다.

크메르 루주 정권의 2인자였던 체아는 지난해 93세로 사망했고 다른 피고인 2명도 재판 도중 숨졌다.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폴 포트는 법정에 서 보지도 않은 채 1998년 세상을 떠났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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