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후보도 아닌 이재명만 뜨고…민주당, 전당대회 살리기 ‘부심’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2일 1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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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비공개 간담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7.30/뉴스1 © News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비공개 간담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7.30/뉴스1 © News1
오는 29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열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당대회는 지지층을 결집할 뿐만 아니라 당세를 확장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흥행 요소가 중요하다.

시작부터 분위기를 띄우는 컷오프 등 예비 경선도 없었던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규모 인원이 운집하는 현장 집회, 온라인 당원들 사이의 팬덤 현상도 없는 이른바 ‘3무’(無) 전당대회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정국, 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사건 등 굵직한 정국 현안에 가린 탓도 있다.

더구나 전당대회보다 오히려 대법원의 무죄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족쇄가 풀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행보와 발언이 연일 주목을 받으면서 당권 도전자들의 발언과 공약은 상대적으로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민주당은 전날(1일) 부산·경남·울산에 이어 2일 오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순회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전당대회 규모와 일정을 축소한 데다 당 대표 대결구도에서도 ‘이낙연 대세론’이 흔들리지 않는 점도 관심도가 떨어지는 한 요인”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통상 전당대회는 여러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과열 현상까지 보이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로 뽑혔던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전당대회에서는 당시 박지원 후보와 팽팽한 정면대결을 펼쳤고, 여론조사 ‘룰’을 두고 신경전도 보이며 적잖은 흥행몰이가 있었다.

하지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인 이낙연 후보가 나서면서 공식 출마 전부터 ‘대세론’이 회자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구도가 전당대회 흥행의 김을 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는 지난달 29~3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150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39.9%가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로 이 후보을 꼽았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어 김부겸 후보 21.8%, 박주민 후보 15.7%, 없음·잘모름 22.6% 순이었다. 민주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이 의원이 절반을 넘는 57.4%를 기록했고 박주민 18.0%, 김부겸 17.1%를 기록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여권 불모지 대구에서 백의종군 중인 김부겸 후보 출마로 흥행 적신호가 켜질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했는데 지지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아 당 내 우려 목소리도 있다”면서 “오히려 박주민 후보 출마가 흥행의 ‘메기 역할’을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전당대회가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반면 이재명 지사의 행보는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관심사로 떠올랐다.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존재감 과시에 나섰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민주당의 수도권 재선 의원은 “전당대회 여론조사보다 대권 후보 관련 여론조사에 관심이 가는 게 사실”이라며 “이 의원과 이 지사의 격차가 좁혀지는 만큼 이 지사의 여의도 행보도 그에 비례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열기가 좀처럼 오르지 않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후보들만 참석하는 게 보통인 지역별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분위기를 띄우기로 했다.

이 대표는 8·29 전당대회가 예상외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며, 본인이 직접 행사를 챙기겠다는 의지를 최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오는 8일 예정된 광주·전남을 시작으로 향후 시도당대회 및 합동연설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9일 전북, 14일 대전·세종·충남, 16일 충북, 21일 경기, 22일 인천·서울 순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당대회는 2년에 한 번 있는 중요한 행사인데,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당내에서 걱정이 많다”며 “이 대표가 아무리 코로나19 국면이라고 하지만 직접 나서야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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