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종합건강검진센터 수출… K-메디컬 발전 이끌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이근영 케이메디칼랩 대표 인터뷰
의료-IT기술 접목한 ‘전자차트’… AI 검사시스템 등 해외서 주목
장비부터 운영 노하우까지 수출
“한국검진센터-의료진 해외파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

이근영 케이메디칼랩 대표는 한국의학연구소에서 검진사업부장으로 근무한 검진업계 25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한국의료재단 IFC종합건강검진센터 임원으로 근무하다 2018년 5월 케이메디칼랩 법인 설립에 관여하며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근영 케이메디칼랩 대표는 한국의학연구소에서 검진사업부장으로 근무한 검진업계 25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한국의료재단 IFC종합건강검진센터 임원으로 근무하다 2018년 5월 케이메디칼랩 법인 설립에 관여하며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근영 케이메디칼랩 대표는 한국의학연구소에서 검진사업부장으로 근무한 검진업계 25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한국의료재단 IFC종합건강검진센터 임원으로 근무하다 재작년 5월 케이메디칼랩 법인 설립에 관여하며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는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K-메디컬, 그 중에서도 한국형 종합건강검진센터를 해외로 수출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985년에 시작된 한국의 건강검진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의료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일본도 아직까지 의료와 정보기술(IT)을 접목하지 못해 수기로 된 차트를 사용한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의료는 IT와 의료를 연결시켰고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했다”며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를 돌아다녀 봐도 한국처럼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이 우수하고 노하우를 갖춘 나라는 극히 드물다”고 말한다.

그가 강조하는 한국형 종합건강검진센터의 강점은 몇 가지가 있다. 일단 해외에는 한국과 같은 대단위의 보편적인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없다.

두 번째로 대형화된 센터와 전문적인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대형 검진센터에서는 EMR(전산차트)를 사용한다. 검진자를 다음 코스로 안내하고 모니터에 관련 영상이 뜬다. 검사도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하고 결과도 전산시스템으로 간단하고 쉽게 체크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에 있어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며 “정부가 전 국민 무상 건강검진을 시행한 것도 이런 시스템 발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국가들 예방의학 필요성 인지

사우디아라비아나 두바이 등 중동도 이제 예방검진에 눈을 뜨고 있는 상황이다. 질병의 조기 검진은 물론이고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예방의학 필요성을 인지한 중동 국가들이 한국에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종합검진 시스템을 요청하는 국가에 한국의 의료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점검해야 할 사안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검진센터에 200명의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이 중 25%는 한국에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파견해야 한다. 5년 위탁운영 기간 동안 이들이 현지 의료진과 함께 검진센터 운영의 노하우를 전수하게 된다. 그는 “현지에서는 의료인 면허나 의약품, 의료기기 등 정부와 협의할 내용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케이메디칼랩은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을 수출하고 로열티를 수수하는 사업 형태를 띠고 있다. 현재도 사실상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을 수출하는 업체는 한국에 케이메디칼랩이 유일할 정도다. 그동안 검진시스템을 수출해 외화를 획득하는 것은 국내 업계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케이메디칼랩은 시스템과 의료진, 운영 노하우 등 전체를 수출하고 있다.

국제의료시장 확대… K-메디컬 요청도 늘어

해외 현지에서는 대개 상위 5% 이내 사람들이 이용하는 고급형 센터를 추진한다. 케이메디칼랩은 검진장비도 고급형으로 준비해 수출하는 패키지를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해외 상황을 들여다보면 카자흐스탄의 경우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방문한 사례가 있다. 이에 당초 올 3월 하순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한국을 답방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돼 양국 대통령 앞에서 체결할 예정이던 본 계약이 연기된 상태다. 우즈베키스탄과는 본 계약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태다. 이 나라는 독일에서 차관을 받아들이는 중이다. 자금 확보 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들과 활발하게 논의를 진행 중인 케이메디칼랩은 19일 ‘한국 의료진 해외진출 멤버십 포럼’ 세미나를 열어 해외 취업, 해외 파견, 해외 근무에 관심 있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종합검진 시스템을 의료산업화해서 신성장동력으로 활성화자는 것이 저와 회사의 모토”라며 “K-메디컬은 잘 육성하면 향후 20∼30년간 크게 성장할 산업”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 사업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이 있다. 의료진의 해외 진출이다. “의사들도 해외에 나가 영리활동을 할 시점이 됐다. 1970∼80년대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보냈고 중동 건설 현장에 근로자를 보냈지만 이제는 고부가가치의 의료진을 보내 외화를 벌어 들여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지론이다.

“현재 국내 의료는 넘쳐 나고 있다. 공급과잉 조절 차원에서라도 의료진을 해외로 보내야 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는 한국 의료를 더욱더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30여 개 국가가 K-메디컬과 K-방역을 요청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국제의료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점점 커질 것이며 한국은 종합건강검진 시스템 수출부터 시작해 해외 진출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료#검진센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