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 결제했는데…호텔서 신고당한 美 흑인, 소송제기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3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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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직원, ''나가라" 호통치며 경찰신고

미국의 흑인 부부가 세계적인 호텔 체인 힐튼이 운영하는 햄프턴 바이 힐튼(햄프턴 인)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2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돌로레스 코벳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동부지방법원에 이같은 소송을 냈다.

2018년 11월23일 돌로레스는 남편 앨빈 코벳, 10대 자녀들과 노스캐롤라이나 윌슨에 있는 햄프턴 인에 머물렀다.

다음날 아침 돌로레스는 청구서에 오류를 발견하고 직원에게 여러 가지 영수증과 문서를 보여주며 항의했다. 돌로레스는 힐튼 아너스 포인트로 하룻밤에 145달러인 숙박비가 미리 결제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직원은 돌로레스에게 큰 소리로 신용카드가 승인 거부됐다고 우기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말다툼이 이어지자 돌로레스는 책임자를 불러달라고 했지만 직원은 외려 “사유지에서 나가라”고 외쳤다. 그러더니 경찰을 불렀다.

돌로레스는 경찰의 과잉 대응을 우려해 즉시 짐을 쌌다. 특히 경찰이 흑인 남성인 아들과 남편을 어떻게 대할지 걱정이 컸다. 너무 급하게 짐을 챙기느라 겨울 코트를 빼먹을 정도로 겁을 먹은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돌로레스는 잘못한 게 없다고 설명했으며, 호텔 측도 돌로레스가 숙박비를 냈다고 인정했다.

하루 뒤 호텔 관리자는 이메일을 통해 해당 직원의 행동은 “직업의식이 없었고 부적절했다”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관리자에 따르면 “호텔 측의 사소한 계산 실수”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해당 직원은 사건 당시 위협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남편 앨빈은 USA투데이에 이 일의 충격이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신은 이런 일이 당신에게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앨빈의 어머니 패니 코벳은 윌슨 지역에서 저명한 인권 운동가였다.

돌로레스는 이번 소송은 조지 플로이드의 억울한 사망 이후 미 전역에서 벌어진 반(反) 인종차별 시위로 촉발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원인은 일년 반이 지나고도 사라지지 않은 상처다. 그는 “고통이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돌로레스는 가족 모두 흑인이라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햄프턴 인의 차별이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노스캐롤라이나 윌리엄스턴의 햄프턴 인에서도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이곳의 한 직원은 숙박객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무단 침입을 의심하며 경찰을 불렀다가 해고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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