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인국공 사태, 청년 심정 이해하지만…”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6-25 19:31수정 2020-06-2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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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사태’에 대해 “공기업 입사가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려운 현실에서 청년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은 ‘일자리 정상화’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죄악시되고 말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기업 취업준비생들은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이 자신의 자리를 가로채 간다고 성토한다. 정규직 전환으로 연봉이 5000만 원대로 오른다는 가짜뉴스가 언론을 통해 유포되면서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며 “야당 일각도 ‘로또 정규직’이라며 비난에 가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공항1터미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규직 전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퇴장하자,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노동자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어 “그러나 이 사안의 본질은 온갖 차별에 시달리고 있는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왜곡된 현실’에서 출발한다”며 “우리 사회는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정규직의 빈자리를 비정규직이 채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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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 결과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해도 임금과 처우가 다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일까지 비정규직이 떠맡는 사회가 돼버렸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늘도 일터에서 차별에 시달리고 있는 장그래와 구의역 김 군에게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며 “그 방향은 분명하다. ‘일자리 정상화’다. 능력과 의지가 있는 누구에게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는 상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달 말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23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노조원들이 일방적인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22일 공사는 보안검색요원 1902명의 신분을 청원경찰로 바꿔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공사의 이 같은 결정에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공사 정규직 노조는 23일 인천공항의 정규직 전환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공사 직원 300명과 취업준비생들이 참석했다.

장기호 인천공항 정규직 노조위원장은 24일 “3년간 공사와 노총, 전문가 등이 논의해온 정규직 전환 합의를 공사가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발표함에 따라 공사직원들과 취준생들에게 큰 박탈감을 줬다”며 “변호사 등의 협의를 거쳐 헌법소원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취업준비생들의 공분도 거세게 나왔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22살 군대 전역 후 알바천국에서 보안으로 들어와 190만 원 벌다가 이번에 공항 정규직으로 간다”며 “연봉 5000만 원 소리 질러.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 나와서 뭐하냐. 너희들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이라는 글이 올라와 기름을 끼얹었다.

한 취업준비생은 “코로나19 때문에 취업문이 좁아진 상황에서 내가 지금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게 맞는지 회의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특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3일 등장한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청원글은 불과 하루 만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날 7시 현재 23만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해당 글에서 청원인은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된다니.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를 먹고. 이들을 위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는 게 평등이냐”며 “사무 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커녕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이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아울러 “누구는 대학 등록금내고 스펙 쌓고 시간 들이고 돈 들이고 싶었냐”며 “이건 평등이 아니다.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부연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스1

정치권도 인국공 사태에 가세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칙을 공정으로 착각하는 청와대, 공사 로또 취업은 대통령이 주도한 대규모 취업 비리!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 가치를 스스로 부정했다”며 “대한민국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공정”이라고 적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현재 공사에 취업 준비를 하는 분들의 일자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전날 KBS 제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서도 “이분들 일자리가 기존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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