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장가, 추억의 ‘그때 그 영화’로 가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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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영혼’ ‘로마의 휴일’ 등 추억의 명화 잇따라 재개봉
부모와 자녀 손잡고 극장 찾아… 50대엔 추억, 20대엔 신선함을

신작이 사라진 극장가는 추억의 명화가 지배하고 있다. 오드리 헵번의 명작을 모은 기획전과 ‘패왕별희’ ‘시네마 천국’ ‘사랑과 영혼’ 등 1990년대 개봉한 영화들도 젊은 관객에게 사랑받고 있다. CGV·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동아일보DB
신작이 사라진 극장가는 추억의 명화가 지배하고 있다. 오드리 헵번의 명작을 모은 기획전과 ‘패왕별희’ ‘시네마 천국’ ‘사랑과 영혼’ 등 1990년대 개봉한 영화들도 젊은 관객에게 사랑받고 있다. CGV·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동아일보DB
직장인 김모 씨(29)는 최근 어머니와 함께 극장에서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 무어 주연의 1990년 작 ‘사랑과 영혼’을 극장에서 관람했다. 1991년생인 김 씨가 태어나기도 전에 개봉한 이 영화는 김 씨 부모가 연애 시절 데이트를 하면서 본 영화. 김 씨는 “도자기 빚는 장면의 포스터로만 알던 영화인데 엄마가 데이트하던 시절의 영화를 보니 애틋하고 기분이 묘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작이 사라진 요즘 극장은 추억의 ‘그때 그 영화’로 가득한 시네마 천국이다. 배우 오드리 헵번의 1950년대 개봉작부터 1990년 개봉한 ‘사랑과 영혼’까지 다양하다. 50대 이상 세대에게는 추억을, 2000년 전후 태어난 밀레니얼들에게는 낯설지만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제목만 알던 1990년대 영화를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관람한 2030세대 관객들은 극장 관람 후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하고 있다.

최근 주체적인 여성을 그린 서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1993년 개봉했던 지나 데이비스와 수전 서랜던 주연의 ‘델마와 루이스’도 다시 개봉해 2030세대 여성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1998년 개봉), ‘시네마천국’(1990년 개봉) 등도 2030세대 관객들의 관람률이 높았다.

CGV가 지난달 30일 시작한 ‘오드리 헵번 기획전’은 20대와 50대가 함께 관람하는 대표적 추억의 영화다. ‘로마의 휴일’(1955년)을 비롯해 ‘사브리나’(1956년) ‘티파니에서 아침을’(1962년) 등 헵번의 대표작 6편을 상영 중이다. CGV의 관객 분석에 따르면 이 기획전은 20대와 50대 이상 관객 비중이 동시에 높았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로마의 휴일’ 등 비교적 잘 알려진 헵번의 작품들은 20대 관객들이 특히 많이 관람했고, ‘사브리나’ ‘샤레이드’ 등은 50대 관객이 많이 봤다.

2003년 세상을 떠난 장궈룽(張國榮)이 주연한 영화 ‘패왕별희’도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로 재개봉해 최근 관객 7만 명을 넘어섰다. 1993년 개봉했던 원작에서 미공개 영상이 15분 추가된 확장판으로 장궈룽의 사망 17주기를 맞아 재개봉이 추진됐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코로나 극장가#추억의 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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