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업체에 주문”…‘배달앱 패싱’하는 美 소비자들, 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4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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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으로) 더 많은 일을 하지만, 그 일로 버는 돈은 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몰려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소비자들이 지역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배달 앱 업체를 비롯한 ‘기술 중개인’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일례로 소상공인들로부터 매출의 15~30%를 플랫폼 수수료로 챙겨가는 우버이츠, 도어대시, 인스타카트 등 배달 앱을 이용해 주문을 하기보다 현지 식당에 직접 전화를 걸어 음식을 시켜먹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배달 앱 업체들이 지역 구직자들을 직접 고용하는 식당들과는 다르게 배달원들을 단기 계약 근로자로 뽑는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수수료는 손쉽게 벌어간다는 비판 의식이 깔려있다.

보다 본질적으로는 샌프란스시코로 벤처캐피털(VC) 등 자본이 몰려들면서 기술 기업들과 엔지니어들의 부를 축적시켜주었지만 반대로 상당수의 지역 주민들은 미 전역에서 가장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인해 타 지역으로 쫓겨나는 데 대한 반감이 짙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렇자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등은 앱 배달 수수료 상한을 15%로 제한하고 나섰다. 나아가 온라인 커머스 아마존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대신 지역 업체들을 찾아 직접 구매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 서점을 살리고자 전화 내지는 e메일을 통해 주문을 하기도 한다. 덕분에 이 지역 책방 보더랜드는 4월 매출의 3분의 2가 온라인에서 발생했다. 통상 매출의 95%가 매장에서 일어나던 것과 차이를 보인 것이다.

아울러 우버나 리프트 등 카셰어링을 이용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페이스북에 연륜 있는 택시 기사의 이름과 연락처를 공유하는 이들도 등장하고 있다. 또 소셜미디어 상에서 패스트패션(SPA) 구입의 대안으로 독특한 지역 옷가게가 있는지 묻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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