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투기록, 국가등록문화재 된다…군사작전 기록물 첫 지정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4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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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주 의사 편지 및 봉투' 등도 문화재 등록 예고
한용운 등이 발행하던 잡지 '불교' 등 5건은 문화재 등록 완료

6·25전쟁 당시 전투 계획·명령과 작전일지 등의 기록물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다. 철원 노동당사 같은 건물이나 유품 등 외에 6·25전쟁과 관련된 군사작전 기록물이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은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6·25전쟁 군사 기록물(육군)’, ‘나석주 의사 편지 및 봉투’, ‘대전 육교(상, 하행선)’, ‘세종 부강성당’, ‘구 경성제국대학 부속 생약연구소 제주도 시험장’, ‘구 목포세관 부지 및 세관창고’ 등 6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육군기록정보관리단이 소장하고 있는 ‘6·25전쟁 군사 기록물(육군)’은 전투 수행을 위해 구체적으로 하달한 계획·명령·지시 기록과 전투 상황에 대해 상세히 보고한 전투상보·작전일지 등 군사작전 기록물 총 15종 7521건이다. 전쟁 중에 육군본부·군단·사단·후방부대 등에서 작성한 문건이다.

해당 기록물은 육군기록정보관리단이 대국민 공개를 위해 보안 해제와 데이터베이스(DB)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쟁 당시의 긴박한 상황에서 군사작전 수행 정황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어 6·25전쟁 관련 연구자료 등으로서 매우 귀중한 자료라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특히 그동안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 철원 노동당사, 화천 인민군사령부막사, 고성 합축교 등 건조물이나 전쟁 당시 유품 등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적은 있었지만 군사작전 기록물이 지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문화재청은 전했다.이번 문화재 등록 추진은 올해 문화재청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포함한 한국전쟁 70주년 관련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나석주 의사 편지 및 봉투’도 문화재 등록이 추진된다. 해당 유물은 1926년 12월 동양척식주식회사와 조선식산은행에 폭탄 투척을 하려는 의열단원 나석주 의사의 거사 계획 관련 편지와 봉투 8건이다.

1924년부터 1925년까지 나석주 의사가 백범 김구 등과 주고받은 것들로 편지에는 백범 김구에게 안부와 동시에 거사 준비상황과 부족한 자금을 요청하는 내용, 이승춘에게 거사 동참을 권유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일제강점기 의열투쟁을 한 독립운동가들이 직접 남긴 기록이 적은 상황에서 나석주 의사의 투쟁 활동 경위와 일제 착취기관을 폭파하려는 계획의 구체적인 준비상황을 볼 수 있는 귀한 자료로 평가된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소재 대전 육교(상, 하행선)’는 1969년 건설된 경부고속도로의 시설물로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사용돼 올해로 개통 50주년을 맞았다. 근대 산업화의 상징성과 함께 건설 당시 국내 최고 높이의 아치 교량으로 근대기 토목기술 역량을 보여준다.

세종특별자치시 부강면에 있는 ‘세종 부강성당’은 1962년 현재의 성당 건물이 건축되기 이전에 본당으로 사용됐던 한옥 건물이 함께 있어 건축사 측면에서 희소하고 당시 지역사회의 천주교 선교와 관련한 시대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어 종교사에 있어서도 보존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구 경성제국대학 부속 생약연구소 제주도 시험장’은 약초를 재배,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된 시설이다. 당시 작성된 ‘경성제국대학부속생약연구소시험장배치도’를 통해 건축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며 제주학 연구의 개척자로 알려진 나비박사 석주명(1908∼1950)이 1943년부터 2년간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다.

‘구 목포세관 부지 및 세관창고’는 대한제국 시기 개항과 함께 목포에 설치·운영됐던 세관 청사 건물과 관련 시설의 흔적들이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6건은 30일간의 예고기간을 통해 의견 수렴 및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최종 등록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이날 ‘김천고등학교 본관’, ‘김천고등학교 구 과학관’, ‘수원역 급수탑’, ‘구 부산나병원기념비’, ‘불교’(잡지) 등 5건을 문화재로 등록했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78호 ‘김천고등학교 본관’은 1931년 육영사업가 최송설당(崔松雪堂·1855년?1939년)이 민족정신 함양을 목적으로 설립한 김천지역 대표사학의 본관 건물로 한국 근대건축의 선구자인 박길룡(1898∼1943년)의 작품이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79호 ‘김천고등학교 구 과학관’ 건물 역시 1930년대 근대학교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는 점 등에서 문화재로 등록됐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80호 ‘수원역 급수탑’은 1930년대 국철(國鐵)인 광궤철도의 급수탑과 사철(私鐵)인 협궤철도의 급수탑 2기가 같은 부지 내에 현존하는 희귀한 사례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81호 ‘구 부산 나병원기념비’는 1909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나병원인 ‘부산 나병원’의 설립을 기념하기 위해 1930년 제작된 기념비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82호 ‘불교’는 일제강점기 간행된 대표적인 불교 종합 잡지로 당시 불교계의 현실인식이 담겨있으며 특히 1931년부터는 한용운이 편집 겸 발행을 맡아 ‘정(政)·교(敎)를 분리하라’(제87호·1931.9), ‘조선불교의 개혁안’(제88호·1931.10) 등의 논설로 일제의 종교 간섭을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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