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 100㎏ 주워도 2000원”…코로나에 파지 노인도 ‘직격탄’

뉴스1 입력 2020-04-28 09:07수정 2020-04-2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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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대구 북구 경대교 인근 도로에서 한 노인이 수레 가득 파지를 싣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0.3.26/뉴스1 © News1
금(金)값은 오르고, 파지(破紙)값은 내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이들 값의 차이가 보다 명확해지는 모양새다. 주요 국가에서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려 금값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줄어든 파지값은 그 반대인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파지를 주워 생활하는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재난지원금으로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취약계층을 커버할 수 없기 때문이다.

28일 빈곤사회연대와 홈리스행동 등에 따르면 최근 파지의 가격은 연달아 급감했다. 재작년 중국이 파지 수입을 금지한 뒤로 가격이 1㎏당 50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수거공장들이 수입을 멈추면서 그 가격이 다시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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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파지 가격은 1㎏당 약 20원으로, 하루 종일 발품을 팔아 운 좋게 100㎏을 모으면 2000원을 쥐게 된다. 문제는 정부에선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만, 공적마스크조차 1개에 1500원으로 이들의 하루치 일당에 맞먹는다는 점이다.

파지를 줍는 과정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앞서 홍콩대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종이·휴지에서는 3시간, 유리·지폐에선 4일 그리고 마스크와 플라스틱 소재에선 일주일 이상 생존할 수 있다고 밝혀낸 바 있다. 다만 파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엔 쓰레기를 뒤져야 할 때도 있어 바이러스 오염이 쉽지만, 가격 등의 이유로 장갑이나 마스크를 매번 착용하기가 어렵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선 그래도 파지를 주워서 팔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반응도 있다. 코로나19 위협에 상점들이 영업을 쉬면서 파지를 구하기 어려워 아예 이마저 중단해야 하는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기본적으로 복지 접근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기존에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어 빈곤 사각지대에 있었던 분들이 파지를 주워 파는데, 사각지대를 메우지 않고 재정정책을 내놓는 것으론 사실상 ‘밑빠진 독에 물 붓기’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맞는 재정정책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전 사각지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도 동시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홈리스들의 재난지원금 신청을 돕고 있는데 이메일과 휴대전화번호가 필수 조건”이라며 “홈리스 같은 경우 거소와 주민등록지가 다른 경우가 굉장히 많고, 또 본인명의의 휴대전화가 없는 경우도 많다. 정말 현금지원이 필요한 분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정책마련에)고려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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