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어기고 신천지교 숨기고…확진 공무원들 ‘일탈’

뉴스1 입력 2020-02-27 11:45수정 2020-02-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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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25일 오후 대구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점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News1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일부 공무원의 무책임한 행동이 방역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한 공무원은 자가격리 규정을 무시한채 자녀 교육비를 타기 위해 주민센터를 들락거렸고, 코로나19 감염 예방 업무를 총괄하는 일선 보건소의 팀장은 확진 통보 직전까지 신천지교회 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겨 방역망에 구멍을 내기도 했다.

공직사회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과 함께 코로나19에 대응해야 할 지자체의 방역망이 위태롭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보건당국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달서구 공무원 A씨는 지난 24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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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통보를 받고 병원 입원을 대기해야 하지만 A씨는 이튿날인 25일 오후 달서구의 한 주민센터를 찾아 자녀의 교육비 관련 서류를 발급받았다.

당시 주민센터 안에는 A씨를 포함한 민원인 2명과 직원 15명 등 17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A씨가 확진자라는 걸 안 주민센터는 업무가 끝난 시점에 구청에 신고해 긴급방역을 실시했지만 A씨에게 서류를 발급해 준 직원 1명만 자가격리했을 뿐 나머지 직원 등은 26일까지 정상 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달서구 관계자는 “정확한 경위와 추가 동선 등을 방역당국과 함께 조사하고 있다”며 “접촉자들 중 검사를 마친 인원은 현재까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서구보건소 감염예방의학팀장도 확진 판정 직전까지 자신이 신천지교회 교인라는 사실을 숨겨, 결국 다른 동료 직원 4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코로나19 대응 현장의 최일선에서 업무를 총괄하는 이 보건소 팀장은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로부터 자가격리 대상이라는 것을 통보받고 나서 확진 판정 직전에야 “신천지 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간대는 다르지만 31번 확진자가 참석한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의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청 별관 폐쇄를 불러일으킨 경제부시장실 직원은 코로나19 진단검사 사실을 사흘간이나 대구시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과 대구시 등에 따르면 그는 지난 23일 진단검사를 받고 25일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야 검사 받은 사실을 대구시에 알렸다.

이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자 대구시는 발칵 뒤집어졌다.

대구시 전체 공무원의 절반 가까이 근무하는 시청 별관 101동, 111동 건물이 폐쇄됐다.

또 코로나19 대응 비상상황에서 경제 대책 수립 업무를 총괄하는 이승호 경제부시장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된 상태다.

이 부시장은 다행히 지난 26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 여직원과 함께 식사한 경제부서 팀장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들과 접촉한 직원 수십명이 검사를 받고 있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민 권모씨(37)는 “코로나19 방역과 전파 방지를 위해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대구에 상주하며 업무를 진두지휘하는 상황에서 일부 공무원의 안일한 대처와 일탈은 시민들의 불신과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익명의 한 공무원은 “비상사태로 밤샘 근무를 하는 공무원이 태반인데 공직 내부에서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해 안타깝다. 최소한의 매뉴얼대로만 처신해도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ㆍ경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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