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시한폭탄… 음식-연료 당장 바꿔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리처드슨 코펜하겐大 교수 방한
“지구 평균온도 상승 방치 땐 재앙, 수십년내 현재 모습 완전히 잃어”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같습니다. 온도가 계속 올라가면 갑자기 터질 가능성이 더 커지겠죠. 2050년경이면 지구와 인류의 운명이 결정될 겁니다.”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5도 이상 상승하는 ‘핫하우스(고온실)’ 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국제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린 캐서린 리처드슨 덴마크 코펜하겐대 지속가능과학센터장(생물해양학과 교수·사진)은 1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경고했다. 그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먹는 음식과 이동 수단을 바꾸고, 석유 대신 바이오 연료를 쓰는 등 지금 당장 생활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처드슨 센터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회 서울 기후-에너지 콘퍼런스 2018’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올해 8월 리처드슨 센터장을 비롯한 스웨덴, 호주, 덴마크, 미국 등 8개국 16명의 과학자들은 모든 국가가 ‘파리기후협정’ 이행 목표를 달성해도 탄소 배출량 감축만으로는 핫하우스 상태로 가는 상황을 막을 수 없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엘니뇨 현상, 영구동토층 감소, 아마존 밀림 감소 등 15가지 이상의 복합 요인들이 연쇄적인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기후변화가 매우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120만 년 동안 지구 시스템이 겪은 변화를 토대로 여러 현상의 유기적 상호작용을 예측한 결과다.

리처드슨 센터장은 “2100년 지구의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높아질 경우 지구는 돌이킬 수 없이 ‘핫하우스’를 향해 가게 된다”며 “인류 종말까지는 수백 년이 걸릴 수 있지만 현대사회는 수십 년 내로 지금 같은 모습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핫하우스 상태가 되면 극지방 얼음은 거의 다 녹고 해수면은 수십 m 이상 높아지며 폭염과 혹한, 태풍, 홍수, 가뭄 등 재해가 지금보다 훨씬 더 자주, 더 강력하게 발생한다.

이 논문은 발표 직후부터 세계 각국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 3년간 탄소배출량은 오히려 약 2% 늘었고, 이대로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어 그의 우울한 전망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8일에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기존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1.5도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특별보고서’가 전원합의로 승인되기도 했다.

리처드슨 센터장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이미 배출된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특히 실질적인 기술 적용을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기후변화#파리협정#탄소배출#지구온난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