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에 최순실 의상실 얘기 듣고 CCTV 설치하도록 해 영상 입수”

허동준 기자 입력 2018-03-02 03:00수정 2018-03-0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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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동 TV조선 사회에디터, 최순실 취재 뒷얘기 책으로 펴내 지난해 7월 최순실 씨(62·구속 기소) 국정농단 사건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특종 보도했던 이진동 TV조선 사회에디터(51)가 취재 과정을 소상하게 밝힌 책 ‘이렇게 시작되었다’를 펴냈다.

이 에디터는 책에서 최 씨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이른바 ‘의상실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2014년 12월 입수한 뒤 1년 10개월이 지난 2016년 10월에야 보도하게 된 경위도 밝혔다.

책에 따르면 이 에디터는 2014년 10월 최 씨의 최측근 고영태 씨(42)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자신이 2008년 총선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캠프 직원이었던 이현정, 김수현 씨로부터 고 씨를 소개받았다는 것. 고 씨의 첫마디는 “어떤 여자가 제 여자친구만 있는 집에 들어와 현금 1억 원과 명품 시계를 가져갔는데,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요”였다고 한다. 고 씨가 말한 ‘어떤 여자’가 바로 최 씨였다.


이 에디터는 고 씨에게 요청해 의상실에 CCTV를 설치하도록 했다. 같은 해 12월 이 에디터는 최 씨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입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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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확보했지만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 파악을 위해 ‘타이밍’을 찾고 있었다는 이 에디터는 2016년 6월 취재팀을 꾸렸다. 취재팀은 최 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7·구속 기소)이 만나는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잠복 취재를 했다.

취재팀은 같은 해 7∼8월 안종범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59·구속 기소) 등 국정농단 사건 주요 인물들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얽힌 의혹을 여러 건 보도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첫 단초가 공개된 순간이었다. 이 에디터는 당시에 이미 국정농단 사건의 전반적인 내용을 취재한 상태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최 씨의 존재와 최 씨가 나오는 ‘의상실 CCTV’는 보도가 보류됐다가 2016년 10월 JTBC가 태블릿PC를 입수해 보도한 직후에야 보도될 수 있었다. 앞서 그는 ‘기사들을 내지 못해 속이 타들어가던 무렵’ 한겨레신문 기자를 만나 국정농단 사건의 일부 정보를 알려줬다고 한다.

이 에디터는 “짐작해 보면 CCTV 영상을 보도하느냐 마느냐의 지점에서 기자들과 회사 상층부의 이해관계가 엇갈렸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또 당시 국정원 직원들이 자신에 대한 음해성 루머를 퍼뜨렸으며 청와대의 압력도 있었다고 밝혔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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