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조선의 기록에 담긴 당대의 생생한 풍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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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조선의 역사/신병주 지음/416쪽·2만1000원·휴머니스트

이순신 장군의 저술을 모아 엮은 ‘이충무공전서’ 중 일부인 ‘난중일기’. 휴머니스트 제공
이순신 장군의 저술을 모아 엮은 ‘이충무공전서’ 중 일부인 ‘난중일기’. 휴머니스트 제공
조선경국전, 경국대전, 승정원일기, 반계수록…. 학창 시절 국사시간에 “몇 세기 무슨 왕 때 아무개가 지은 땡땡땡” 순서로 달달 외운 덕분에 한 번쯤은 들어봤던 제목이었다. 그러나 정작 어떤 내용인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설명하라고 한다면 자신이 없다. 이 때문에 “책이란 단지 옛사람이 쓴 박제된 기록으로 치부할 때에는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하지만 그 내용을 음미하고 옛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할 때에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커다란 감동과 의미를 준다”는 저자의 따끔한 말에 정신이 번쩍 뜨인다.

방송, 라디오, 강연 등의 분야에서 역사 대중화를 위해 활발히 활동해 온 저자의 도움을 받아 이들을 자세히 뜯어본다. 요즘 인기인 교양과 예능, 여행을 결합한 방송 프로그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재미난 정보가 담겼다. ‘용재총화’는 한성에서 삼청동이 놀기 좋고 인왕동이 그 다음이라고 한다. ‘택리지’는 경기 지방 중 강화도를 자세히 다루며 원나라 시절 도읍으로 정했던 때의 이야기, 바닷길의 요충인 이유를 설명한다. 지역의 역사, 지리적 특성, 고장의 특산물 등 후대 사람들의 지적 유희를 만족시키기에도 충분하다.

‘임진왜란’이라 평면적으로 기억하던 것도 ‘이순신의 난중일기’ ‘오희문의 쇄미록’ ‘유성룡의 징비록’ 등 선현들의 기록으로 보니 새롭다. 역사의 기저에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기록자들의 가정환경이나 독특한 성격, 당시 조정 상황에 대한 설명은 사건을 입체적으로 느끼도록 해준다.

조선시대에 널리 읽힌 규범서, 성리학 및 실학서, 소설 등을 컬러풀한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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