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스마트폰 위주 한국, 단말기값 해외의 2.6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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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미끼 비싼폰 구매유도 탓도… 정치권 “보급폰 늘려 선택권 넓혀야”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국내 평균 판매 가격이 해외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프리미엄폰 위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싼 프리미엄폰 위주로 형성된 국내 시장구조를 바꾸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이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기준 국내 단말기 평균 판매 가격은 514달러(약 58만4520원)로 해외의 197달러에 비해 2.6배 높은 수준이다.

이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갤럭시 S시리즈나 LG G시리즈, 애플 아이폰 등 프리미엄폰 위주로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의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의 비중을 보면 4 대 6 정도로 중저가폰이 더 많고 중고폰 구매자나 선불요금 가입자가 주로 쓰는 ‘유틸리티폰’ 판매량도 프리미엄폰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국내 시장은 프리미엄폰 비중이 80%에 달하며 유틸리티폰 유통도 활발하지 못하다.

이는 소비자들이 유행과 신제품을 좇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는 보조금과 지원금 등이 프리미엄폰에 쏠려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프리미엄폰에 투입되는 보조금 등은 단말기 출고 가격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제조사에 관계없이 나타났다. 삼성의 국내 판매 가격은 해외의 2.2배, LG는 1.9배 수준이었다. 애플의 경우 1.06배에 불과하지만 단말기 평균 판매 가격은 700달러대로 가장 높다. 국내 판매 가격이 130만∼160만 원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X’ 등이 향후 출시되면 평균 판매 가격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100만 원이 넘는 단말기가 속속 등장하면서 통신요금보다는 단말기 가격 때문에 체감 가계 통신비가 높게 느껴진다는 인식도 있다. 만약 삼성 갤럭시 노트8(256GB)를 구매해 월 4만6200원 요금제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한 뒤 25% 선택약정할인을 받으면 월 통신료는 3만4560원이지만 단말기 대금은 월 5만2250원이 청구된다.

정치권에선 가계 통신비를 낮추기 위해 단말기 가격을 인하하고 중저가폰 거래를 활성화할시킬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분리공시제나 단말기 완전자급제 등 입법이 활발한 이유다. 변 의원은 “가계 통신비 인하는 통신서비스요금 인하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혔다”며 “저가의 단말기 보급을 확대해 단말기 선택권을 넓히고 저렴한 단말기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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