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비즈니스 모델 바꾸는 3D프린팅 세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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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주 공간에 설치해 놓은 허블망원경이 고장 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우주선으로 필요한 부품을 실어 날라야 했다. 하지만 3차원(3D) 프린팅 기술 덕택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됐다. 우주정거장에 3D 프린터를 미리 올려놓으면 간단한 설계도면만 우주정거장의 e메일로 보내 우주에서 자체 생산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택하고 있는 방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할 새로운 기술로 3D 프린팅이 떠오르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이고 소비자 행태까지 바꿀 수 있어 ‘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로도 불린다. 이와 관련해 최근 독일 베를린공대 연구팀은 2030년까지 3D 프린팅 기술이 비즈니스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연구해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주요 전략 네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대량 맞춤(mass customization) 생산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재고가 발생하지 않는 주문 기반 생산을 통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전략이다. 둘째, 제품이나 기기의 도면을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3D 프린팅을 활용해 원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셋째, 주력 제품은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되 신제품은 3D 프린팅으로 소량만 만들어 시장 반응을 살피는 방법이다.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경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감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넷째, 3D 프린팅으로 단종 부품이나 기존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특수 부품만 따로 생산해 판매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이처럼 3D 프린팅은 부품의 생산, 유통, 재고 관리 같은 생산 방식의 패러다임은 물론이고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까지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스타트업 중심으로 3D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한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정부도 3D 프린팅 기술의 파급 효과를 좀 더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때다.

안준모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jmahn@sogang.ac.kr
#3d프린팅#비즈니스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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