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후보 “내가 ‘모래시계’ 검사 아니라고? 은혜도 모르고…SBS 배은망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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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5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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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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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5일 자신이 SBS 드라마 ‘모래시계’ 주인공의 모델이 아니었다는 방송 작가의 주장에 “이번에 느닷없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홍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996.4.11. 총선 때 30분 짜리, 15분 짜리, 5분 짜리를 SBS프로덕션에서 만들어 주어 홍보에 사용한 이래 지난 22년 동안 제가 선거에 사용했는데 아무런 이의제기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1995년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극본을 쓴 송지나 작가는 지난 1일 공식 홈페이지에 “요즘 ‘모래시계의 모델이 되었던 검사’라고 주장하는 분이 계시는데 사실관계를 바로잡고자 한다”며 “그분(홍 후보)은 '모래시계'를 집필할 때 취재차 만났던 여러 검사 중 한 분일 뿐”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홍 후보는 나흘 뒤인 5일 페이스북에 세 차례 글을 올리며 송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홍 후보는 “처음에는 제가 제안한 ‘이카루스의 날개’로 하기로 했는데 박철언 논고문에 제가 그 말을 사용했다고 해 드라마 제목을 권력의 유한성을 의미하는 모래시계로 하지 않았던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캐스팅 과정에서 자신이 검사 역으로 추천한 탤런트 최재성 씨가 거절해 박상원 씨로 바뀐 점, 홍 후보가 총선에서 처음 당선됐을 때 김종학 PD와 박 씨가 와서 축하해줬던 일, 김 PD와 송 작가가 드라마 성공 직후 24부작 비디오테이프를 자신에게 건네주고 감사 인사를 했던 점 등을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깡패와 검사가 친구인 것도 작고한 신건 검사님과 이승완 호청련 회장을 모델로 하라고 제가 스토리텔링 해준 것이 아니었느냐”며 “나는 그 드라마로 대중적인 인물이 돼버려 검사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그 드라마로 주가가 치솟아 CJ에 스카웃된 김 PD와 작가는 ‘인샬라’라는 영화도 찍지 않았던가”라며 “대선이다 보니 별 희한한 주장도 다 나온다. 은혜도 모르고…”라고 비판했다.

그는 해당 글에서 “SBS 허위사과 방송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의 방송국 압력을 공격하니까 갑자기 모래시계 작가분이 그 드라마는 저를 주인공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고 한다. 무슨 연유로 그런 말을 했는지 대강 짐작은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 작가의 주장은 SBS의 ‘세월호 인양 고의지연 의혹’ 보도 하루 전에 나왔다.

또한 홍 후보는 “작가가 그 당시 많은 검사와 만났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 당시까지는 그런 검사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다만 제가 드라마화를 거절하니 김 PD가 박종철 검찰총장을 찾아가 검사를 정의로운 인물로 그려준다고 부탁했고, 그 사건으로 검찰 내부의 치부가 드러났기 때문에 검찰의 명예회복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총장님이 제게 협조하라고 지시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신영균 SBS 프로덕션 사장이 호텔에서 자신에게 간곡히 요청한 일, SBS 윤세영 회장이 태영골프장에 초청한 일 등을 언급하면서 “마치 제가 그 드라마를 정치에 부당하게 이용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인터뷰는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며 “SBS가 작가를 충동질해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배은망덕한 일이다. 자중하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추가로 글을 올리며 “물론 모래시계 드라마는 픽션과 논픽션을 섞어 만든 작가와 PD의 보기드문 수작이였다. 그러나 김PD가 작고 했다고 해서 진실은 묻혀지지 않는다”며 “서울,경기 지역 로컬방송에 불과했던 SBS가 전국방송으로 일약 도약한 것은 그 드라마 때문이였다는 것은 방송가의 공지의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만 바람도 불기전에 눕는줄 알았는데 방송도 그렇다”라며 “더이상 배은망덕 하지 말라. 하늘이 내려다 본다”고 압박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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