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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벼랑끝 자영업… 식당-여관 절반 1년내 폐업

입력 2016-09-29 03:00업데이트 2016-09-3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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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창업 1년 생존율 60%… 10곳중 3곳만 5년동안 살아남아
개인사업자 대출 253조 사상 최대… 제2금융권 비중 늘어 위험 가중
 올해 초 서울 구로구에서 빵집을 연 정민경 씨(36)는 지난달 말 가게 문을 닫았다. 임차료와 아르바이트생 한 명의 인건비를 제외하고 나면 한 달 수입이 몇십만 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여름에는 하루 15시간 넘게 일해도 매출이 10만 원이 안 될 때도 많았다. 정 씨는 “인테리어비 등 초기 투자비용을 생각하면 좀 더 가게를 운영하고 싶었지만 내 인건비도 안 나올 정도로 갈수록 손님이 줄어 버틸 도리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정 씨처럼 상당수 자영업자가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여기에 ‘김영란법’(부정 청탁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2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자 소상공인들은 소비 위축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위기감을 호소했다.  

 자영업자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이 중소기업청에서 받은 ‘소상공인 생존율’ 자료에 따르면 창업 후 5년을 버틴 소상공인은 29.0%에 불과했다.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5년 안에 가게를 접은 것이다. 창업 후 1년간 영업을 이어간 비율(창업 생존율)도 60.1%에 불과했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문을 연 지 불과 몇 달 만에 ‘눈물의 폐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식당이나 여관처럼 특별한 자격증이나 기술이 없어도 돼 고령 은퇴자가 많이 뛰어드는 업종의 생존율은 더욱 낮았다. 대표적인 생계형 창업 업종인 숙박·음식점업 생존율은 1년 만에 55.6%로 떨어졌고 2년차 39.5%, 3년차 28.5%, 4년차 21.5%, 5년차 17.7%로 가파르게 하향 곡선을 그렸다.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이 은행에 손을 벌리면서 대출액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말 기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253조8000억 원으로 1년 만에 대출액이 24조1000억 원(10.5%) 급증했다.

 신용이 불안정해 은행 대출 문턱마저 넘지 못하면서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리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한은의 금융안전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기업·가계대출 519조5000억 원 가운데 비은행 금융기관 비율은 32.6%에 달했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고금리에 기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26.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8%를 크게 웃돈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근로자들이 자영업으로 대거 신규 유입되고 김영란법 시행으로 음식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자영업자들의 위기는 지금이 최고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윤형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청 등이 상권정보 시스템을 제공하며 과다 경쟁을 줄이려고 하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폐업한 소상공인들이 결국 또다시 재창업에 섣불리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창업과 폐업에 대한 정책도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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