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 호흡기 질환에 에어컨 바람은 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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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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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에 실내에서 장시간 에어컨을 틀어 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이나 천식이 있는 중장년층이라면 에어컨 바람을 직접 맞는 건 위험하다.

퇴행성 관절염 부위가 에어컨 바람에 노출되면 더 심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찬바람이 관절에 닿으면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굳어 관절을 뻣뻣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혈액순환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관절염 증세가 더 심해진다. 만약 천식이 있다면 에어컨 바람에 기침이 더 잦아지고 목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 노인이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운 곳에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실내에 들어올 때도 조심해야 한다. 급격히 온도가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해 심장이 빨리 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얇은 겉옷을 입고 있다가 5분 정도 지나 벗는 방법이 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장시간 에어컨 바람을 쐬면 ‘냉방병’이 생길 수 있다. 냉방병은 두통과 오한,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과 소화 장애, 안구건조증, 피부 트러블 등 냉방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을 의미한다. 정식 질병 이름은 아니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적어도 2, 3시간마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 환기해 주는 게 중요하다. 에어컨 온도를 24∼26도로 맞추고 외부와의 온도 차는 5도 정도로 유지한다. 아무리 더워도 온도 차가 8도를 넘지 않게 한다.

에어컨 위생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대부분 냉방병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만 만약 에어컨 냉각수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위험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까지 발생한 레지오넬라균 감염 환자는 62명으로 지난해 7월까지의 환자 21명의 3배에 가까웠다. 증상은 감기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폐렴으로 이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고령자에게 치명적이다. 예방을 위해선 냉각수 점검과 소독, 청소 등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다만 냉각수가 아닌 냉매를 이용하는 가정용 에어컨을 통한 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폭염#열대야#에어컨#퇴행성 관절염#천식#냉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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