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빌딩-송전탑 등 장애물 피해갈수 있게 드론 전용 ‘3D 하늘 지도’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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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전주-영월서 택배 시범운행

정부가 추진 중인 드론을 위한 3차원 공간 정보인 ‘드론길’ 개념도. 국토교통부는 “상업용 드론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제공
정부가 추진 중인 드론을 위한 3차원 공간 정보인 ‘드론길’ 개념도. 국토교통부는 “상업용 드론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제공
드론은 최신 기술의 집합체지만 복잡한 도시에선 비행이 쉽지 않다. 자칫 전깃줄에 걸리거나 간판에 부딪히기라도 하면 그 아래의 사람들에게 ‘날벼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드론 비행을 위한 3차원 ‘하늘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본격적인 드론용 3차원 지도가 구축되는 것은 세계 최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드론의 활용 분야가 늘어남에 따라 안전 관리와 사고 예방을 위해 3차원 공간 정보 지도인 ‘드론길’을 만든다고 21일 밝혔다. 이 지도가 만들어지면 고층 건물이나 송전탑, 전신주, 고압선 같은 비행에 방해되는 장애물을 드론이 미리 인식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최근 드론택배 등 신산업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전한 도심 비행을 위한 드론용 지도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드론길이 구축되면 상업용 드론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드론 비행에는 2차원 지도가 활용되고 있다. 3차원 공간을 날아다니는 드론이 평면 정보만 제공하는 2차원 지도를 이용하다 보니 그동안에는 사고 위험이 컸다.

드론길에는 지형과 건물의 높이 같은 3차원 공간 정보는 물론 드론 비행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에 대한 정보도 담긴다. 정부는 앞으로 드론길의 3차원 정보 좌표를 이용하면 기상 정보 등에 대한 체계적인 수집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우선 지난해 말 ‘드론 안전성 검증 시범사업’으로 지정된 5개 공역(부산, 대구, 전주, 영월, 고흥) 가운데 전주, 영월의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3차원 공간 정보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이달 15일 장애물 정보와 자율주행 저해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전주에서 시험비행을 했다. 빠르면 올해 말 3차원 드론길 정보를 활용해 전주와 영월에서 드론택배 시범 운행도 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안전을 위한 3차원 공간 정보 구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드론길 구축이 또 다른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박재흥 대경대 드론학과 교수는 “국내의 경우 이미 분단국가 고유의 제약과 도로교통법, 항공법 등의 제재가 많아서 드론 활성화가 더디다”며 “여기에다 정부가 구축한 획일적인 루트만을 이용해야 한다면 우리가 드론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은 택배 정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지도 제작은 산업용 드론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며 “드론 비행에 대한 규제 완화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김지은 인턴기자 동국대 경제학과 졸업
#드론#3d 하늘 지도#전주#영월#택배#시범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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