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기사회 탈퇴’ 승부수 던진 이세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20일 05시 45분


이세돌 9단. 사진제공|구글
이세돌 9단. 사진제공|구글
“불합리한 조항들로 기사들 구속”
양건 회장 “만나서 대화로 풀자”

“이세돌 9단을 만나 대화로 풀겠다.”

19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한국프로기사회(이하 기사회) 대의원 회의가 끝난 후 양건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이세돌 9단이 제출한 탈퇴서에는 사유가 간략히 적시돼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대화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탈퇴서 수리여부, 향후 대응 등에 관해서는 이9단과의 대화를 거쳐 총회나 추가 대의원회 결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7일 이세돌은 형 이상훈 9단과 함께 기사회에 탈퇴서를 제출했다. 가장 큰 이유는 기사회의 일률적인 공제에 대한 불만이다. 기사회는 소속 기사가 기전에 출전해 거둔 상금수입의 3∼15%를 뗀다. 비율은 국제대회, 국내대회 등 기전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성적이 좋아 상금수익이 높은 기사가 상대적으로 많이 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공제한 돈은 기사회가 적립해 기사들의 퇴직 위로금 등 복지에 활용된다. 현재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320명이다.

이세돌은 ‘기사회 탈퇴 시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기전에 일절 참가할 수 없다’는 규정을 또 다른 예로 들며 “기사회 탈퇴는 친목단체에 불과한 기사회가 불합리한 조항들로 기사들을 구속하는 관행을 탈피하려는 것”이라고 탈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세돌은 “앞으로 계속해서 대회에 출전하겠다”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양건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기사회는 프로바둑기사들을 구성원으로 한 단체이고 현 기원의 모태”라며 “프로바둑기사가 된다는 것은 곧 기사회의 구성원이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탈퇴의 의미, 그에 대한 대응도 이러한 근본을 참고하여 접근해야할 주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양건 회장은 20일 열리는 맥심배 시상식 후 이9단을 만날 예정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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