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국방연구개발사업 부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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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 불량부품을 합격 판정해 11억 낭비… 함정엔 개발한 신형 레이더 놔두고 구형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12∼2014년 A업체로부터 온도 진동 충격 등으로 인한 피해를 측정하는 내부피해계측장비와 전차를 원격 조종하는 전차자동조종모듈 등 80억3000만 원어치를 납품받아 무기 성능을 검사했다. ADD는 내부피해계측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도 ‘양호’ 판정을 내리고 A업체에 11억 원을 부당 지급했다. 또한 허위로 합격판정을 내린 뒤 성능시험 장비를 납품받아 무기를 검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일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방위사업청, ADD, 국방기술품질원, 각 군을 대상으로 2010년 이후 ‘국방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이 같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전차자동조종모듈은 7세트를 납품받고도 11세트를 납품받은 것처럼 부풀리기도 했다. 감사원은 국방과학연구소장에게 직원 2명에 대한 징계와 문책을 요구했다.

국방연구·개발 예산은 지난 한 해 2조3345억 원이었다. 감사원은 이 예산이 방만하게 운영되면서 국방력을 약화시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육군이 개발 중인 중대급 교전훈련장비(MILES)에는 혹한기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1.5V 알카라인 상용전지와 3.7V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해 부실 장비로 인한 훈련 지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해상 표적의 위치를 탐지하는 대함레이더와 항해레이더를 개선한 반도체형 신형 레이더가 개발됐으나 해군은 구형 레이더를 장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국방감사단 감사와 별도로 조직적인 방산 비리를 밝혀내기 위한 특별감사도 진행하고 있는 감사원은 조만간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감사원#국방연구개발사업#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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