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의 계절… 냉장고 너무 믿지 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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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어떻게 예방 하나

여름철은 해수 온도가 높아져 장염비브리오 등 다양한 식중독 세균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다. 연안 해수에 존재하는 세균들은 주로 20∼37도의 높은 온도에서 빠르게 증식하는데, 여름철이 되면 해수 온도가 20도 이상으로 올라가 세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연간 발생하는 장염비브리오 식중독 분포를 살펴보면 약 86%가 매년 7∼9월에 발생한다.

○ 단순 장염?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도

복통, 구토, 설사 등 증세가 나타나면 단순 장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식중독은 일반 장염보다 증세가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의 종류에 따라 증세와 위독성에도 차이가 있다.

흔히 알려진 식중독 원인균 중에는 살모넬라균이 있다. 이 균은 여름철 닭고기, 계란, 생선 등에서 주로 발견된다.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12∼24시간 후 심한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생명이 위독해질 수도 있다.

잘 알려진 또 다른 원인균은 포도상구균이다. 이 균이 생산하는 독소가 원인이 되어 식중독이 나타나는 것. 특히 이 독소는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심한 설사와 복통을 동반하지만 24시간 이내에 자연 회복되는 편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증세가 더 심각한 편이다. 이 병은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거나 비브리오균이 증식하는 바닷물에 상처가 노출됐을 때 잘 생긴다. 특히 만성 간질환자, 과도한 음주습관이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서 발생하기 쉽다. 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에 걸리면 구토, 설사뿐 아니라 수포, 괴사 등 피부 증상을 동반한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 냉장고도 믿을 수 없다

흔히 냉장고에 음식을 보관하면 실온에 두는 것과 달리 식품을 안전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냉장고 내부가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한 최적 온도(5도 이하)가 아니라면 세균이 번식하기 십상이다. 실제 가정집에서는 냉장고 내부 온도가 어느 정도인지 점검하지 않은 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냉장고 용량을 가득 채워 음식을 보관하면 냉기가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구석에서 음식이 상할 수 있다. 냉장고 한계 용량을 기준으로 약 3분의 2를 채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품을 보관할 때는 식품의 특성과 냉장고의 위치별 온도를 고려해서 적절하게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 냉장고 문 쪽은 맨 안쪽보다 온도가 높고, 온도 변화도 많다. 따라서 바로 먹을 것만 냉장고 문 쪽에 넣어두고 나머지는 포장한 채로 냉장고 안쪽에 보관하는 게 좋다. 어패류는 식중독균이 번식할 우려가 있어 구입 즉시 깨끗이 씻어 밀폐용기에 저장해야 한다.

생고기 등을 냉동 보관할 때는 한 번에 쓸 만큼씩 여러 개의 비닐봉지에 나눠 담아야 한다. 큰 덩어리를 얼려놓고 필요할 때마다 해동해 썰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면 식중독균이 활성화될 우려가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육즙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맛도 떨어진다.

이보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냉동식품을 살 때 포장 내부에 서리나 얼음 덩어리가 있으면 냉동·해동 과정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며 “가능하면 여러 손을 거쳐 조리된 음식이나 임의로 만들어서 파는 반가공식품의 구입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식중독#예방#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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