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C 2015 아시아]무더위 속 결승…‘폭풍질주’ 빛났다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세팡 카트 서킷에서 ‘RMC 2015’ 개막전 결승이 열리고 있다. 사진=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섭씨 35도. 태양은 아침부터 서킷 위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궜다. 레이싱 수트와 헬멧, 장갑을 갖춰 입은 선수들은 체감온도 40도가 넘는다. 그런데도 힘든 기색하나 없다. 레이싱에 대한 열망이 무더위쯤은 가볍게 날려버린 듯하다.

14일부터 양일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세팡 인터내셔널 카트 서킷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통합카트대회 ‘로탁스 맥스 챌린지(Rotax Max Challenge·이하 RMC)’의 개막전 우승자가 모두 가려졌다. 10개국(대한민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인도·싱가포르·필리핀·태국·일본·대만·홍콩) 100여명의 모터스포츠 유망주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동남아시아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15일 ‘RMC 2015’ 마이크로맥스 부문 결승전에서 김화랑이 주행하고 있다.

RMC는 동일 엔진을 사용하는 원메이크 레이스로 총 4개 클래스(DD2·시니어·주니어·마이크로맥스)로 나뉜다. 한국인 최초이자 최연소 출전자 김화랑(9)은 마이크로맥스 부문에 처음 도전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타임 트라이얼(독주 시간 경기)에서는 28명 중 10위에 올라 결승전 선전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준결승전부터 엔진에 문제가 생겨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최종 16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마이크로맥스 부문은 인도네시아 듀오가 원투피니시를 작성하며 첫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전부 1·2위를 기록한 아크말 모하매드 아시블리(11·Akmal Mohammad Ashibli)와 라바 마흐푸드(12·Rava Mahpud)는 결승에서도 동일 순위를 지켰다.

15일 말레이시아 세팡 카트 서킷에서 ‘RMC 2015’ 주니어맥스 부문 시상식을 하고 있다.

대회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주니어맥스에서는 말레이시아 아담 하이칼 마즈룰 하이자드(14·Adam Haikal Mazrul Haizad)가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주니어 부문은 13~16세의 청소년들이 주축으로 어느 정도의 드라이빙 기술을 익힌 상태에서 본격적으로 실전에 나서기 때문에 경기 자체가 박진감이 넘친다. 준결승을 3위로 마친 아담은 결승 15바퀴째부터 승기를 잡았고 20바퀴까지 순위를 유지해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인도네시아 나빌 후타수후트(15·Nabil Hutasuhut)와 게즈하 수디르만(15·Gezha Sudirman)은 1·2위를 달리다가 직선주로에서 뒤쫓던 아담의 슬립스트림(앞 선수 뒤에 바짝 붙어 공기저항을 줄이는 테크닉) 한 방에 무너졌다.

성인 무대를 앞두고 가능성을 점검하는 시니어 부문에서는 인도네시아 아난다 줄리오 프로스트(18·Ananda Julio Prost)와 다비드 줄리아노 시타나라(19·David Juliano Sitanala)가 사이좋게 1·2위를 나눠 가졌다. 4위에 오른 일본의 테루히사 타나카(18·Teruhisa Tanaka)는 대회에 참가한 동아시아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주로 베테랑 드라이버들이 참가하는 DD2의 경우 세나 수라이만 누르(28·Senna Sulaiman Noor)가 월등한 경기력으로 우승했다. 말레이시아 리 와이 콩(37·Lee Wai Cong)과 리키 타니오카(35·Riki Tanioka)가 뒤를 이었다.

한편 ‘RMC 2015’ 2차전은 다음달 18~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RMC는 오는 9월까지 총 여섯번의 경기를 치른다.

쿠알라룸푸르=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