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면 인사처장 “개방형 공무원, 정규직 채용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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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인사처장 취임 한달 인터뷰
계약직으론 민간전문가 유인 한계… 장차관이 멘토… 조직 안착 도울것
우수 공무원 개도국에 ‘수출’… 협상-전략 분야는 전문직위로 육성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공직사회가 변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공직사회가 변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16일 인터뷰에서 “기업도 처음에 경력직을 채용할 때 배타적인 문화가 있었지만 일정 수준이 되자 수가 급격히 늘면서 현재는 최고경영직에도 진출하고 있다”며 “변화의 물꼬를 트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절대 민간에 개방되지 않을 듯했던 퇴직 공무원 재취업 심사를 맡을 취업심사과장 역시 민간 전문가로 채용하기로 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처장은 “정당한 절차를 만들어 객관적으로 직무 적합성을 판단해 채용하는 것이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의 첫걸음”이라며 “세월호 참사 이후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으려면 작은 실천이 지속적으로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 장관 권한 강화하는 고위직 스카우트제도


고위공무원 스카우트제도가 시행되면 장관이 우수한 인재를 초빙하기가 쉬워지는 셈이라 현재 위축된 장관의 인사권과 자율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 직위 수는 약 1300개. 이 가운데 10∼20% 범위에서 개방형 직위로 뽑도록 규정돼 있다. 또 개방형 직위에 임용된 공무원의 적응을 돕기 위해 장차관이 멘토를 맡는 ‘부처장 보호제’ 도입도 검토한다.

이 처장은 국내와 해외, 공공과 민간의 인력 교류를 활발히 해 개방성의 폭과 깊이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중앙공무원교육원에 가면 한국을 배우는 외국 공무원이 많다”며 “우수 상품을 수출하듯이 우수 공무원도 수출할 수 있다. 공무원 해외 파견 프로그램을 제도화해 개발도상국에 파견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정부, 경제개발 경험 등 대한민국 정부 노하우를 세계로 전파할 수 있는 동시에, 공무원 개인에게 ‘성장’이라는 최고의 보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제기구를 비롯해 외국에서 근무 중인 공무원은 141명에 불과하다.

공무원의 전문성도 강화한다. 국가 간 협상, 미래전략 수립 등 장기적인 근무를 통해 전문성을 쌓아야 할 분야는 전문직위로 육성한다. 전문직과 일반직 ‘투 트랙’으로 공무원을 양성할 방침이다.

○ 공무원 정년 65세 연장 적극 검토

오랫동안 국가가 양성한 인재인 공무원은 퇴직 후에도 일할 수 있도록 경력컨설팅센터 등을 만들어 재취업을 돕는다. 이 처장은 “우리는 일만 하고 살았던 세대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터주겠다”고 말했다. 공무원의 65세 정년연장도 언급했다. 그는 “정년연장이 공무원연금 개혁과 교환할 카드로 거론되는데 이는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대책으로 봐야 한다”며 “우리 사회 고령화에 따른 장기적인 검토 과제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의 인사 담당자에서 정부 인사 담당자로 일하게 된 소감을 묻자 “한 달이 2년처럼 길었다”며 웃었다. 이 처장은 취임 이후 정부서울청사 방호공무원에게 내복 100여 벌을 선물하고 장애인 공무원과 다문화 공무원을 먼저 만나 눈길을 끌었다. “원래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직원들을 ‘처장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처장은 “480명이 처장처럼 일해 달라는 뜻”이라며 “공직사회 내부에서 스스로 변화가 일어나야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개방형#공무원#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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