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NLL부터 동해안까지 방공망 다 뚫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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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무인기 침투 파장]
강원 삼척서도 北무인기 발견

파주와 동일 무인기 삼척서도 발견
파주와 동일 무인기 삼척서도 발견
지난해 10월 초 강원 삼척시 산악지역에 추락한 소형 무인정찰기 한 대가 뒤늦게 추가로 발견됐다. 이 무인기는 지난달 24일 경기 파주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와 동일 기종으로 엔진과 비행제어장치, 자이로센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장치 등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북한이 서해5도와 서울 등 중부지역은 물론 동해안 지역까지 모든 전선(戰線)에 걸쳐 무인기를 동시다발적으로 침투시켰을 개연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체 꼬리부분의 회로기판을 넣는 홈 안에 손으로 쓴 ‘35’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꼬리 부분에 ‘6’이 적혀 있었다. 군은 이 숫자가 무인기의 일련번호로 최소 수십 대가 대량 제작된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 軍, 북한 무인기 침투 전혀 눈치채지 못해

北 35번째 무인기? 6일 강원 삼척시 산악지역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꼬리 쪽 회로기판을 넣는 홈 안에 숫자 ‘35’가 적혀 있다. 군 당국은 이 숫자가 대량 생산 가능성을 보여주는 제작 일련번호인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국방부 제공
北 35번째 무인기? 6일 강원 삼척시 산악지역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꼬리 쪽 회로기판을 넣는 홈 안에 숫자 ‘35’가 적혀 있다. 군 당국은 이 숫자가 대량 생산 가능성을 보여주는 제작 일련번호인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6일 삼척 하장면 청옥산(해발 1403m)의 해발 940m 지점에서 지난달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와 같은 소형 무인기 한 대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발견 지점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직선거리로 130여 km 떨어진 곳이다. 군 관계자는 “약초를 캐는 주민 이모 씨(53)가 ‘지난해 10월 4일 야산에 추락한 무인기를 봤다’고 3일 군에 신고해와 중앙합동조사요원 5명과 군 요원 11명을 급파해 수색을 벌여 기체를 회수했다”고 말했다.

군은 무인기의 침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다가 추락한 지 6개월 뒤에야 주민의 신고를 받고 이를 발견해 허술한 방공망에 대한 논란과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파주에 추락한 하늘색의 삼각형 모양의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으로 하부에 카메라를 탑재하는 구멍이 있었지만 카메라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최초 발견 때 기체가 낙하산이 펼쳐진 채 나무넝쿨에 걸려있었다”며 “‘기체 내 일제 캐논 카메라는 물이 많이 차서 버렸고, 사진 저장용 메모리카드는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씨는 군 조사에서 “메모리카드를 삭제하기 전 살펴보니 삼척 광동호를 비롯해 강원 해안가를 촬영한 사진이 다수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이에 따라 합동조사팀은 메모리카드의 삭제 사진을 복원하는 한편, 무인기를 국방과학연구소(ADD)로 옮겨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서해5도부터 동해안까지 전방위 대남 정찰


서해 백령도와 파주에 이어 삼척 지역에서도 북한 무인기가 발견됨에 따라 북한이 오래전부터 무인기로 휴전선 전역을 넘나들면서 대남정찰을 해왔을 개연성이 농후하다. 삼척 인근은 북한군 특수부대와 남파 간첩의 해안 침투를 감시하는 군부대가 밀집 배치된 동부전선의 핵심 요충지다. 무인기는 군 시설뿐만 아니라 경북 울진의 원자력발전소 등도 정찰했을 가능성이 있다.

군은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실질적 대남 위협으로 판단하고, 7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북한 무인기의 침투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휴전선과 서해5도 등 전방지역을 중심으로 전 부대 동시 수색정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성택 기자
#북한#무인기#서해N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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