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야기 톡톡]광장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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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상권의 원조… 1905년 조선 자본으로 세워

오늘날 동대문 시장이라고 하면 패션타운을 먼저 떠올리지만 원조는 광장시장이다. 광장시장은 1905년 한성부에 등록된 ‘서울 공식 전통시장 1호’다. 동대문 일대 상권은 모두 여기에서 분가해 나온 것이다.

광장시장은 구한말 일본인들이 남대문시장 등 서울의 상권을 장악하고 화폐정리사업으로 조선 경제를 위협하자 이에 맞서 조선의 상인들이 조선의 자본으로 세운 시장이다. 고종 황제가 내탕금(임금의 개인비자금)을 약속했고 고위 관리였던 김종한과 종로의 거상인 박승직(두산 창업주), 장두현 등이 뭉쳐 1905년 7월 배오개장터 자리에 광장주식회사가 설립됐다.

공식 명칭은 ‘동대문 시장’이었지만 무대가 청계천 광교에서부터 장교까지였기에 광장(廣長)이라고도 불렸고, 나중에는 광장(廣藏)으로 이름을 바꿨다.

광장시장은 ‘민족의 시장’이었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독립을 염원하는 독립선언서와 격문이 시장에 나붙었고, 상인들도 여러 방식으로 식민 지배에 반기를 들었다. 1919년 3·1운동 때에는 철시(撤市) 등으로 동참했고, 1930년에는 태극기를 그린 격문이 시장에 내걸리기도 했다. 1967년 한국여자농구대표팀의 체코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준우승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광장시장 상인들은 대표팀 선수들에게 정장을 맞춰주고 지원금을 전달하며 물심양면으로 도와 화제가 됐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동대문시장#광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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