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고전소설의 새로운 레퍼토리 구축에 나선 돌베개 출판사의 ‘千년의 우리소설’ 시리즈 7권으로 최근 출간된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책에 실린 9편의 작품은 그동안 소설이라기보다는 설화로 취급받아온 작품이다. 주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수록됐거나, 신라시대 편찬되고 고려시대 증보됐지만 현재는 전해지지 않는 설화집 ‘수이전(殊異傳)’에 실렸다고 알려진 작품이다.
첫 수록작인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에 나타나는 두 수도자의 대조적 성격 묘사, 그리고 계율과 연민 사이의 내적갈등은 설화에서 소설로 옮겨가는 초기소설의 특징을 보여준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