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신거울 앞에 선 이수영(가명·22·여·) 씨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여름 준비한 비키니 수영복을 올해 피서지에서 입을지 말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수영 씨가 매년 여름 같은 문제로 고심하는 이유는 등과 팔뚝에 가득한 ‘닭살’ 때문.
우리 주변에는 수영 씨처럼 옷 속 깊숙이 숨겨둔 피부 트러블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노출이 심한 여름철이 다가올수록 이들의 한숨 소리도 점점 더 커져간다. 》

닭살이 고민거리인 이유는 겉보기에 상당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많이 생성된 각질이 모공을 막으면서 오돌토돌한 돌기가 점점 늘어난다. 해당 부위 주변은 붉거나 갈색 피부로 변색되기도 한다. 닭살은 주로 피부가 건성인 사람이나 아토피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그나마 닭살 때문에 가렵거나 따갑지 않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닭살은 염색체에서 우성 유전되는 유전성 피부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이 유전적 형질을 이어받은 사람은 선천적으로 각질이 많이 생긴다. 각질 생성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상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닭살이 온몸에 붉게 돋아나는 걸 막을 수 있다. 증상이 그리 심하지 않다면 목욕습관을 고쳐보자.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닭살이 자리 잡은 부위에 딥 클렌징을 해준다. 불필요한 각질 형성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각질을 제거한다며 닭살 부위의 때를 세게 밀거나 세정력이 지나치게 강한 비누, 보디샴푸를 사용하는 건 금물이다. 오히려 피부를 자극해 덧날 수 있다. 또 지나치게 뜨거운 물 샤워도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 뒤 피부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면 좋다.
이종희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닭살피부를 개선하는 데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수분유지다”라고 강조했다.
이것도 효과가 없다면 병원치료를 받는 게 좋다. 주로 각질연화제와 비타민A를 함유한 트레티노인 연고가 처방된다. 심각한 환자는 각질을 물리적으로 없애는 피부박피술이나 레이저 시술을 받으면 호전될 수 있다.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유전적 질환이라 아직 완치할 수는 없다”면서도 “심하면 절대로 모공을 손으로 건드리지 말고 병원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뱀살 피부 세균감염 더 쉬워

뱀살은 피부 각질층 밑에 있는 과립층에서 ‘필라그린’이라는 단백질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서 피부에 수분 공급이 원활치 않아 발생한다. 뱀살을 가진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피부 면역력이 떨어져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
통계적으로 뱀살은 250명당 1명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인에게 더 많지만 최근에는 동양인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닭살과 마찬가지로 유전성 질환이라 한 가족이 함께 뱀살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다. 때로는 림프샘암이나 갑상샘기능저하증, 사르코이드증 등 만성질환의 전조증상으로 뱀살을 동반할 수도 있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뱀살 치료 역시 수분 유지라는 측면에서 닭살 치료와 유사하다. 이 교수는 “뱀살 환자는 평소 피부 보습제 사용을 습관화하고 가습기를 틀어놓는 습관을 갖는 게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는 요소연고나 살리산연고 등이 처방된다.
닭살과 뱀살. 비록 만성질환이지만 꾸준한 피부 관리와 병원 치료를 통해 충분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여성들이여, 휴가철 전부터 미리 닭살, 뱀살 피부를 개선하자. 그리고 자신 있게 바닷가에서 비키니 몸매를 뽐내보자.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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