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여성작가 가다 아메르 개인전 “내 작품 속 여성의 표정을 봐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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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 아메르의 조각 ‘심장’. “공간에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그는 이 작품에서 오목하고 볼록한 심장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국제갤러리 제공
가다 아메르의 조각 ‘심장’. “공간에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그는 이 작품에서 오목하고 볼록한 심장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국제갤러리 제공
“제 작품에 등장한 억압받는 여성들은 눈을 부릅뜨고 있어요. 그들의 용기에 대한 경외의 표현입니다.”

16일 오후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만난 이집트 출신 여성작가 가다 아메르(50)는 자신의 작품 속 여성의 표정을 잘 봐달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네스코상을 받았다. 2000년 부산 비엔날레와 광주 비엔날레에도 참가했다.

다음 달 30일까지 국제갤러리 3관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린다. 전시 주제는 ‘그녀에 대한 참조’. 신작인 브론즈 조각 4점과 자수 회화 4점이 전시된다.

4점의 조각은 브론즈와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든 속이 텅 빈 둥근 모양이다. 그중 여성의 얼굴과 몸의 선을 세공한 ‘파란 브래지어의 소녀들’은 정치 사회와 연관된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의 붕괴 과정에서 군화에 짓밟혀 파란 브래지어가 드러난 여성들이죠. 트위터로 그들의 사진을 봤을 때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여성성을 다룬 작품 중 눈에 띄는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들’이다. 속이 텅 빈 검은 브론즈 구조물에 아랍어로 사랑을 표현하는 단어가 세공돼 있다. 글자는 좌우가 뒤집혀 있어 구조물의 빈 공간을 통해 반대편 글자를 읽을 수 있다.

이란 출신의 작가 레자 팔콘더와 합작한 자수 회화에도 여성에 대한 그의 철학이 드러난다. “바느질이란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매체죠. 그걸 통해 여성의 상처와 사랑, 권익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02-3210-9885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가다 아메르#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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