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가 ‘동물실험 반대’ 나서는 까닭은?

동아일보 입력 2013-05-03 03:00수정 2013-05-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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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동물실험제품 판매금지… 한국 국회서도 관련 법률 논의
친환경 브랜드 마케팅 무게 중심… 동물보호로 급속하게 이동
LG생활건강 ‘비욘드’의 미스트와 핸드크림 시리즈는 동물실험 반대 메시지를 부각하기 위해 제품 용기를 동물 모양으로 만들었다. 동물 보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동물 보호가 제품의 콘셉트인 화장품이 늘고 있다. LG생활건강 제공
“우리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습니다.”

최근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잇달아 동물실험 반대 운동에 나서고 있다. 진원지는 유럽연합(EU)이다. 3월부터 EU 27개국에서 동물실험을 한 모든 화장품을 수입, 유통, 판매하지 못하도록 화장품법이 개정됐다. 영화 ‘금발이 너무해 2’에서 묘사됐듯 많은 화장품 업체들이 동물에 제품을 발라보고 눈이 빨개지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실험해 왔다.

국내에서도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제한하는 법률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가운데 화장품 업체들은 완제품뿐 아니라 원재료에 대한 동물실험까지 금지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동물실험을 금지했던 기업들은 동물 보호를 위한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동물 보호를 브랜드의 콘셉트로 삼기도 한다. 친환경 브랜드가 쏟아지는 가운데 ‘동물 보호’가 새로운 이미지 메이커로 뜨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대체 실험을 개발하겠다는 ‘동물실험 기본원칙 선언문’을 발표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008년부터 회사에서 생산하는 원료와 완제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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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이달부터 협력업체가 만든 제품에 대해서도 동물실험 금지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협력업체가 화장품 재료를 만들 때 동물이 동원됐다면 쓰지 않는 것이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것인지 확인되지 않은 원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또 안전성 평가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을 찾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분야 연구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자사 화장품에 대해 동물실험을 전면적으로 금지했다. 세포를 배양해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실험법도 도입하고 있다. 특히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비욘드’는 동물 보호를 브랜드의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동물실험 반대 100만 서명운동을 벌인 데 이어 멸종위기 동물 보호를 위한 펀드도 설립했다. 올해에는 영국동물실험폐지협회 ‘부아브’가 동물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확인해 주는 ‘리핑 버니’ 인증을 받기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밟고 있다.

친환경 브랜드로 자리 잡은 ‘러쉬’와 ‘더바디샵’도 최근 동물실험 반대 운동을 벌였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기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동물 보호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친환경 마케팅의 무게중심이 이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화장품#동물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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