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변화에 대한 열망-두려움… 마흔 살의 성장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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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앓이/크리스토프 포레 지음·김성희 한상철 옮김/264쪽·1만5000원·MID
◇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신정근 지음/300쪽·1만5000원·21세기북스

나이 마흔. 공자는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는 의미로 불혹(不惑)이라고 했지만 정작 40대에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제2의 사춘기’라는 표현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프랑스의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쓴 ‘마흔앓이’는 흔들리는 중년 독자를 위한 맞춤 책이다. 흔들리는 이유를 심리학적으로 명쾌하게 분석하고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한다. 가령 잘 다니던 직장에 갑자기 사표를 내고 전혀 새로운 분야인 요리학교에 입학할까 고민하는 마흔셋의 직장인 A 씨에게 이런 식으로 다가간다.

“마흔앓이를 하고 계시는군요. 하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상적인 성장 과정입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중년의 나이가 되기까지 외부 세계에 맞춰 삽니다. 가족과 사회 규범, 조직과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고 그 대가로 사랑과 안전을 보장받고 ‘나는 누구’라는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죠. 하지만 나이가 들어 타인의 시선에 집착할 이유도, 외부 세계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갈망도 줄어들면 그동안 외면하고 억눌렀던 자기의 또 다른 면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거죠.”

이 책은 중년이 겪는 불안, 권태, 변화에 대한 열망과 두려움 등의 다양한 심리적 상태를 ‘분열된 나’에서 ‘온전한 나’로 가기 위한 성장통으로 본다. 결과적으로 A 씨는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는 게 맞을까. “섣불리 사표를 내 삶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기 전에 ‘당신이 진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내리는 게 우선”이라는 게 책이 주는 답이다.

‘마흔앓이’가 흔들리는 중년에 대한 명쾌한 진단, 위로와 격려라면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교수의 신간 ‘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는 ‘논어’ ‘장자’ ‘중용’ ‘한비자’ ‘성학집요’ 등 40여 권의 동양고전에서 끌어낸 40대에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한 조언이다. 책 전반부에선 40대가 ‘혹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나이듦 술 탐욕 쾌락 무리짓기 편견 권위를, 후반부에선 40대가 ‘혹해도 좋은 것’으로 초발심 용기 진심 공감 의미 있는 삶 예술 나누는 삶을 꼽은 뒤 고전과 요즘의 얘기를 엮어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마흔앓이#불혹#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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