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 4번’ 박범신 “좋은 것은 앞날에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1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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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은교'의 작가 박범신(67) 씨가 자살을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모든 좋은 것은 반드시 앞날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박 작가는 11일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가장 좋은 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The best is yet to be)라는 영국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구를 원용하고 이같이 말했다.

최근 고(故) 최진실 씨 남편이자 유명한 야구선수였던 조성민 씨가 자살한 후 의료계를 중심으로 모방 자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1년 1년 동안 10만8000여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1만5566명이 자살하는 '자살 공화국'이다.

박범신 작가 역시 젊은 시절 여러 번 자살을 시도한 아픔이 있다. 그는 지난해 한 TV 토크쇼에서 "4번의 자살 미수 후 5번째 삶을 살고 있다"고 고백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박 작가는 4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사연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잘못 전해질까 안 하고 살던 소리"라며 "내가 정상이라면 나를 둘러싼 세계가 마친 것 같고 세계가 정상이라면 내가 돌아버린 것 같았다. 젊음이라는 건 그렇다. 위험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모든 젊음이란 불안한 것인데, 그런 고통 때문에 몇 차례 자살 미수한 적이 있다"며 "두 번은 약을 먹고 두 번은 말하기 어려운 얘기"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로버트 브라우닝이라는 시인이 그랬다. 좋은 것은 앞날에 있다. 내 나이 60대 후반이지만, 더 좋은 것이 앞에 있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며 "꽃 한 송이도 아름답고 눈물겹다. 내가 만약 사십 대에 잘못됐더라면, 그 이후 겪은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은 내 것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외롭고 쓸쓸하더라도 젊은이들이 좋은 것은 앞날에 있다는 향일성(向日性)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등단 41년째를 맞은 박 작가는 '아버지의 소외'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90년대 이후 페미니즘이 폭발하면서 어머니 고통에 대해선 많은 이야기도 있었지만, 아버지에 대해선 그렇지 못했다"며 "지금 한 신문에 '소금'을 연재하고 있는데, 가출한 막 60대가 된 아버지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60대, 70대 '뒷방' 아버지들의 쓸쓸한 등을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과오도 있었지만, 반만년 가난의 사슬을 끊어준 세대다. 지금의 발전은 그들의 야수와 같은 노력으로 얻어진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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